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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 나라에 기강이 서지않는 이유

춘추시대 신뢰정치 中 통일 국민불신 정부정책 무용지물
지도자 후견인 희생 잊지말고 말뿐인 정치 행동으로 보여야

 

춘추전국시대 진나라에 상앙이라는 정치가가 있었다. 그는 진의 효공에게 채용돼 부국강병의 계책을 세워 여러 방면에 걸친 대개혁을 단행했고 후일 진제국 성립의 기반을 세웠으며 10년간 진나라의 재상을 지내며 엄격한 법치주의 정치를 펼쳤던 인물이다.

 

그의 정치를 거론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일화 중 하나가 이목지신(移木之信)이다. 상앙이 진나라 재상으로 처음 부임해 나라의 기강이 서지 않는 이유를 알아보니 백성들의 나라에 대한 불신이 그 원인이었다. 말만 앞세우는 정치인들에게 식상해 백성들이 정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콩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믿지 않는 불신이 극에 달해 있었다.

 

그래서 상앙이 궁궐문 앞에 나무를 세우고 나무를 옮기는 사람에게 백금을 주겠다는 방문을 붙였다. 그러나 아무도 그 말을 믿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상금을 천금으로 올렸으나 역시 나무를 옮기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다시 상금을 만금으로 올렸다.

 

이때 어떤 사람이 상금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장난삼아 나무를 옮겼는데, 정말 약속한 대로 만금이 하사됐다. 그 후로 진나라는 백성들의 신뢰를 토대로 부국강병을 이뤄 마침내 중국을 통일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 무신불립(無信不立) 즉, 신뢰가 없으면 나라가 설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일화다. 무신불립은 예나 지금이나 모든 시대에 통용되는 말이다. 정부의 정책이 국민들에게 불신 받는다면 시행되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그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일 것이다. 또한 정치가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면 국가발전이 정체되거나 오히려 후퇴할 것이다. 국민의 에너지를 한곳으로 모아 앞으로 나아가는 게 정치의 본령이기 때문이다.

정치가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용두사미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 처음엔 그럴 듯하지만 뒤에 가서는 흐지부지하거나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고 실천하지 않는 불신 때문이다. 시작은 거창하게 잘하는데 나중에 보면 구두선에 불과해 점점 불신을 키우는 예가 적지 않다.

 

요즈음 약속은 깨어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불신이 만연돼 가고 있다. 정치인들이 우리사회에 만연한 거짓의 문화에 편승해 거짓말 문화에 길들여진다면 국가의 장래가 심히 염려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공약하는 것을 고지식하게 믿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정치인들에게 혐오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말은 청산유수처럼 잘하지만 자신의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들을 보기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보다 어려운게 현실이다. 그래서 정치인들이 불신을 당하는게 아니던가?

호주의 수상 존 하워드는 수상이 되기 전 ‘호주의 모든 국민이 벤츠를 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선거공약을 내세웠다.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 어쨌든 사람들은 그 공약을 지지했고, 결국 존 하워드는 수상에 당선되게 된다. 사람들의 최대 관심거리는 앞으로 그가 어떻게 모든 국민에게 벤츠를 탈 수 있게 해주느냐는 것이었다.

 

그는 수상으로 당선되자마자 메르세데스 벤츠사에 전화를 걸어 ‘당장 호주의 모든 버스를 벤츠로 바꿔주시오’라고 구매신청을 하였고, 그렇게 해서 커다란 메르세데스 벤츠 로고가 붙은 호주의 벤츠버스가 해생하게 됐다고 한다. 물론 수상 자신도 벤츠버스로 출퇴근하면서 국민들과 함께 고통을 분담했고 호주 국민들은 벤츠버스를 탈 때마다 그의 공약이 헛된 것이 아니라는 믿음을 줬다.

 

국민들은 벤츠 버스를 마치 자신들의 승용차처럼 여기며 애용했다. 만약 그가 자신은 고급 승용차를 타면서 국민들에게 벤츠 버스를 타라고 했다면 사기꾼 소리를 들어도 할말이 없었을 것이다.

수레를 뒤에서 미는 사람을 추거자(推車子)라고 부른다. 비탈진 길을 올라갈 때는 추거자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름지기 자신의 안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심없이 수레가 비탈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버팀목 역할을 해주는 추거자들이 방향감각을 잃은 향도를 향해 불신의 감정을 노골화 시키고 있다.

추거자들이 없는 지도자는 아무리 역량이 출중하더라도 성공하기 어렵다. 아무리 독보적인 존재라 하더라도 후견해주는 사람 없이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고봉에 오르면 추거자들의 희생과 열정을 망각하고 뒷간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처럼 이중인격, 표리부동이 드러난다.

 

그런데도 민심이 이반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 아니겠는가? 누가 할일 없이 남의 뒤만 밀어주는 추거자로 살겠는가? 어림 반 푼도 없다. 정치는 말이 아니라 오직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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