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도가의 태두 노자(老子)에 이어 그 중흥조 격인 장자(莊子)는 같은 제목의 명저 ‘장자’의 소요유(逍遙遊) 편에서 붕(棚)이라는 큰 새를 비유로 설명한다. 즉 “붕이 남쪽 바다로 날아갈 때는 그 큰 날개로 바다의 수면을 3천리나 치고 회오리바람을 타고 9만리나 치솟는다. 그리하여 6개월이 지난 후에야 숨을 내쉰다”라는 것이다. 이처럼 큰 지혜는 도량이 크고 안정감이 있으며 파괴력이 엄청나다.
전 한양대 교수였으며 1970~80년대에 진보적 사회평론가로 이름을 날렸던 이영희(본인은 구태여 리영희란 표기법을 고수한다)씨는 1994년에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제목의 7번째 사회평론집을 냈다. 이 교수는 1988년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서 듀카키스에게 패배한 미국의 인권운동가 재시 잭슨 목사가 “하늘을 나는 저 새를 보시오. 저 새가 오른쪽 날개로만 날고 있소? 왼쪽 날개가 있고, 그것이 오른쪽 날개만큼 크기 때문에 저렇게 멋있게 날 수 있는 것이오”라고 비유한 데서 책 제목을 따왔다고 설명한다.
좌우의 균형을 논한 이 교수는 사실상 우파, 즉 보수파의 강세가 지속돼온 해방 후의 한국 사회에서, 그리고 군사독재가 기승을 부리던 시절에 좌파 즉 진보파의 목소리를 낸 선구자였다. 그의 저서는 대학생들에게 선망과 탐독과 행동의 촉발제였다. 그가 뿌린 좌파의 씨앗은 악천후 속에서도 싹이 트고 무럭무럭 자라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 동안 탐스런 열매를 맺었다.
작년 12월 19일 우파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대선에서 좌파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500만 표 이상의 차이로 따돌리고 압승함으로써 다시 우파시대를 열게 됐다. 우익이 아주 강했던 시절에 한국사회는 오른쪽으로 기우뚱했지만, 좌익이 꽤 승했던 시절엔 왼쪽으로 치우쳤다. 지성을 갖춘 사회라면 좌우의 명암을 두루 체험했으니 한 쪽으로 추락하기 전에 균형을 잡고 비상하는 일에만 관심을 집중하면 될 것이다. 대붕은 창공을 9만리나 떠올라 날면서도 말이 없지만 딱따구리는 나무를 쪼아대느라 영일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