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서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냉동창고의 화재 폭발로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57명 중 40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197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 밑거름의 역할을 해왔으며, 자본가와 더불어 자본주의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두 바퀴 중 하나의 몫을 담당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순간에 자본가들은 단 1명도 다치지 않았다. 우리는 새해가 되자마자 쉴 틈도 없이 열악한 산업현장에서 생계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노동하다가 불의의 변을 당한 사망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그 유족들을 위로하는 한편 부상자들도 속히 쾌유하기를 빈다.
불이 난 이천시 호법면 유산리 (주)코리아2000 냉동창고의 지하 1층은 지옥과 같았다. 붉은 화마가 냉동창고 지하실을 삼키고 유독 가스가 꽉 들어찬 가운데 희생자의 시신이 검게 탄 채 군데군데 널려 있고, 사망자의 유족들과 부상자 가족들의 곡성이 하늘을 찌르는 참사 현장은 후진국에서나 있는 대형사고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
이 지하 1층은 면적이 2만3천338㎡로 축구장의 2배 가까운 밀폐된 공간이다. 여기서 노동자들이 냉매(프레온가스) 투입작업을 하던 중 유증기가 폭발하며 연이어 10초 간격으로 우레탄 등이 3번의 연쇄폭발을 하면서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시설물을 삼키며 지하 1층 전체로 번졌다. 삽시간에 유독가스가 지하실을 채운 가운데 개장을 목전에 두고 준비 작업을 하던 노동자들은 출구가 두 군데 밖에 없는데다가 출입구의 위치에 익숙하지 않아 몰살당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환경에서 발생한 화재는 폭발을 수반하면서 가스까지 내뿜어 대형 참사를 빚지 않을 수 없다. 검붉은 연기와 유독가스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온 화재 현장에 소방차 103대와 소방관 440여명, 경찰 2개 중대가 동원돼 진화작업과 인명 구조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119 구조대가 불이 난지 4시간이 지나도록 지하실에 진입하지 못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구조대원들은 지하 1층 천장에 구멍 10개를 뚫어 유독가스를 빼냈지만 바닥을 훑으며 노동자들의 목숨을 앗아간 유독가스는 좀처럼 빠져나가지 않았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면 연초에 개장하기 위해 노동자들을 동원해 마무리 공사를 하던 회사 간부들이 유독 가스를 뿜는 물질이 가득하고 우레탄 등 폭발물질이 남아 있는 지하 1층에서 무리한 작업을 독려하다가 인화성 물질에 불꽃이 튀겨 지하 1층 전체를 불길로 삼키며 폭발을 초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코리아2000 냉동창고의 참사는 얼음을 채우는 냉동창고가 불꽃보다 위험한 대형 폭탄이 될 수도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