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족제도의 근간을 이뤘던 호적제도가 올해부터 폐지되고 가족관계등록부(가족부)가 신설됨으로써 가족관계에 커다란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호주를 중심으로 가족관계를 표시했던 호적제가 가족 구성원 개인을 기준으로 가족관계를 표시하는 가족부로 바뀌었다는 사실은 그동안 호주에 예속됐던 호적상의 가족들이 개별적으로 적을 가지게 됐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으레 장손 또는 장남으로 구성된 남성이 차지했던 호주제를 폐지해 남녀평등사상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조치라 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2005년 2월에 호적제를 규정하는 민법 조항이 헌법이 보장하는 개인의 존엄성과 양성 평등에 어긋난다는 점을 들어 위헌으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대법원은 호적제도를 대체하기 위해 2006년 6월 ‘가족관계등록 등에 관한 법률’을 마련했다. 이 법은 부부의 합의에 따라 자녀가 어머니의 성(姓)을 따를 수 있도록 하고, 양자(養子)를 법률상 차별 없는 자녀로 인정하고 있다. 전통적 가족관계를 수호해온 유림과 보수적인 남성단체들이 이를 반대했지만 남녀평등이라는 대세를 거스르지는 못했다.
2008년의 해가 밝은지 일주일만에 가족관계의 변화의 흐름은 도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법원은 자녀의 성과 본에 대한 변경허가 청구사건이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1천472건, 같은 기간 15세 미만의 친양자 입양청구는 151건이 접수됐다고 8일 밝혔다. 이러한 추세로 가면 연말까지 수만명 또는 수십만명이 이러한 변화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우리의 가족사에서 조용한 혁명이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피면 전 남편과 이혼한 뒤 재혼한 여성이 전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자녀들의 성과 본을 새 아버지의 그것으로 바꾸거나 남편과 이혼 후 혼자서 자녀를 키우는 여성이 자녀의 성과 본을 자신의 그것으로 변경하려면 자녀의 법률상 친부모 또는 양부모가 자녀 주소지의 가정법원(가정법원 없는 지역은 해당 지방법원 또는 지방법원 지원)에 청구해 허가를 받으면 된다. 또한 재혼한 남편과 생활하는 여성이 전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자녀에 대해 친양자로 삼으려면 그 자녀의 주소지의 가정법원에 청구해 허가를 받으면 된다.
새로운 가족부는 본인의 가족관계증명서에 형제와 자매를 노출시키지 않고, 부모의 가족관계 증명서에 시집간 딸도 아버지의 딸로 기록함으로써 핵가족의 의미를 살리면서 딸의 권리를 옹호하고 있다. 그러나 가족부는 종래의 본적을 없애고 등록기준지를 도입함으로써 개인의 성장 과정에서 애환이 담긴 지연(地緣)을 돌연 철폐한데다 출생지에 관한 문화인류학 내지는 사회학적 탐구에 빗장을 거는 등 역기능을 발휘할 수도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