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대못질을 한 사람이 사라지려하니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사람이 나타나는가? 기자실을 폐쇄하고 정부가 제시하는 자료만을 싣게 하는 것을 ‘취재 선진화’라고 우기며 언론통제에 앞장섰던 노무현 정권의 희극이 국정홍보처의 폐지로 막을 내리는 순간에 언론인의 성분을 조사하는 설문을 던져 통제의 미끼로 삼으려는 사람이 정권 인수위원회에 끼어들어 언론기관은 물론 알 권리를 보유한 국민들에게 의아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 편의 희극에 잇대서 출현한 비극의 서막과 같은 불길한 징조가 새해 벽두에 대한민국을 엄습하고 있다.
문화관광부에서 정권인수위원회에 파견된 박 모 전문위원은 지난 2일 문광부 직원에게 이메일로 언론인들에 대한 신상파악 자료를 지시했으며, 직원은 언론사 사장단과 국장, 정치부장 등 주요 간부의 이름과 경력은 물론 성향과 최근 활동까지 보고하라고 언론재단에 공문을 보냈다. 이 조사 대상에는 언론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광고주도 포함돼 있다. 이것은 정권인수위원회가 언론인의 신상과 성분을 조사함은 물론 광고주의 성향까지 파악해 물리적, 경제적 통제를 위한 기초 자료를 수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밖에 해석할 길이 없다.
이와 같은 언론통제 방법은 1980년대 초 보안사령부를 통해 언론인들을 정밀하게 사찰하고 보안사령부가 작성한 자료를 토대로 언론통폐합이라는 강압조치로 정부에 비협조적인 언론인들을 대규모로 숙청하고 언론에 벼락을 떨어뜨린 전두환 대통령식 물리적 통제와 이에 앞서 자유언론에 앞장서면서 독재와 부정을 신랄하게 비판한 동아일보와 동아방송 기자, 아나운서, 프로듀서 등을 언론현장에서 몰아내기 위해 광고탄압을 자행하고 그것을 풀어주는 대가로 회사로 하여금 자유언론의 주역 120여명을 해고한 박정희 대통령식 경제적 통제를 혼합한 통제의 서곡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낸다.
정권인수위원회는 이명박 당선자가 대통령직에 취임하기도 전에 언론통제 수완을 발휘하려는 작업이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자 문광부에서 파견된 국장의 전문위원직을 면하고 문화부 장관에게 엄중 징계토록 요구하는 한편 전날 이메일로 도착한 언론계 간부 등에 대한 신상명세 자료를 즉각 폐기키로 했다. 정권인수위원회가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려고 궁리하기에는 활동 시한이 매우 짧다. 언론은 권력이 살리고 죽이는 대상이 아니다. 언론은 오로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복무하며 이 과정에서 정권을 홍보하기도 하고 감시하기도 하는 2중의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가 주인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발상은 꿈에서도 하지 말기를 국민의 이름으로 요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