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2 (월)

  • 구름많음동두천 5.0℃
  • 흐림강릉 4.7℃
  • 맑음서울 7.5℃
  • 흐림대전 7.3℃
  • 흐림대구 7.9℃
  • 흐림울산 8.0℃
  • 광주 7.0℃
  • 흐림부산 8.5℃
  • 흐림고창 8.2℃
  • 제주 10.3℃
  • 구름많음강화 5.3℃
  • 흐림보은 6.5℃
  • 흐림금산 7.1℃
  • 흐림강진군 7.4℃
  • 흐림경주시 7.7℃
  • 흐림거제 8.7℃
기상청 제공

[창룡문] 재벌들의 집무실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재벌들의 저택이나 집무실은 화려하다. 세계 최고의 부자인 미국의 빌게이츠의 시애틀 워싱턴 호수 주변의 저택은 집무실 겸 영빈관을 겸하고 있다. 1989년 1만6천여㎡의 집터를 구입해 심혈을 기울인 설계와 공사 끝에 1997년에 완공된 이 저택은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2대의 엘리베이터와 3층 나선형 계단을 겸비한 본채, 희귀한 서적을 전시한 원형 홀, 120명을 동시에 맞을 영빈관과 18홀 짜리 미니골프장, 계절과 기후에 맞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수영장 등을 갖추고 있다.

빌게이츠는 이밖에 별도의 집무실 겸 영빈관을 여러 곳에 두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바다의 물고기와 해초가 넘실거리는 모습을 특수 유리창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곳이다. 여기서 빌게이츠는 과학기기로 달과 별을 관찰할 수도 있다. 보통 사람은 비행기를 타고 올라 하늘과 구름을 접하고, 산소마스크를 쓰고 잠수해서 잠시 바다 속을 들여다볼 수 있지만 이 재벌은 집에 들어앉아 건육해공을 넘나드는 고도의 상상력을 키우며 거금을 벌어들인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 겸 영빈관은 고 이병철 회장이 살았던 서울시 한남동 집을 1987년에 개조한 승지원(承志園)이다. 대지 990㎡에 건축면적 330㎡의 단층 한옥과 2층짜리 양옥 부속 건물로 구성된 이 집은 빌게이츠 저택의 첨단시스템을 벤치마케팅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하 집무실은 이회장이 그룹을 지휘하기 위한 첨단과학기술의 총화로 이뤄져 있다. 내방객들은 개인정보를 담은 핀을 옷깃에 꽂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가 좋아하는 음악과 향기가 흘러나오는 순간 놀란다.

그 승지원이 조준웅 삼성 비자금 특별검사팀 수사관들에 의해 최근 삼성그룹 본관과 함께 압수수색을 당했다. 삼성그룹 임직원들은 특검팀이 그룹 총수의 집무실 겸 영빈관을 뒤지고 주요 서류들을 들고 갔다면 그 다음은 이건희 회장이나 부인 홍라희 여사를 조사하는 것이 아닐까하고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재벌들의 집무실 겸 영빈관은 화려하지만 법 앞에선 초라할 수 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