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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 만능주의 사회를 경계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4일 “출마하실 분들은 시한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아무 때고 사표를 내고 준비를 하라“고 말했다는 정부 소식통의 발언은 정치 만능주의를 표방한 것으로서 경계를 받을만한 사항이다. 퇴임을 앞둔 대통령이 정치의 입문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정치를 노골적으로 권유하고 있다는 말은 정치를 통해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행정을 정치에 종속시키려는 망발이 아닐 수 없다.

노 대통령이 말하는 ‘출마하실 분들’의 범위에는 현직 장차관들이 포함된다. 현직 장차관들은 행정의 중추에 속한다. 행정의 지도급들을 향해 총선 출마를 독려하는 대통령의 발언은 행정이란 정치의 종속물이요, 행정 관리들은 정치적 영향력의 확대를 위해 언제라도 자신의 직위를 버리라고 독려함으로써 공무원사회를 모독하고 유린하는 망발이다. 국민의 혈세로 월급을 받는 장차관들이 너도나도 국회의원에 출마하기를 바라는 대통령은 정치 아래 행정을 두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러나 국민이 감지하는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인 동시에 국민을 상대로 정치 게임을 하는 정당의 소속원에 지나지 않는다. 정당이 국민의 의사를 집약하는 기구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국민이 소속하고자하는 가장 인기 있는 장치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국민은 별로 없다. 우리나라의 정당들이 오픈 프라이머리를 동원해 국민의 관심을 끄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여기서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은 정당의 간접 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동시에 그것은 정당의 의미를 축소하는 자기 부정의 고백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고위직 공무원들이 현직을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하기 위한 대기 장소로 생각한다면 행정에 전념하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물론 정치와 행정은 구별돼야 마땅하다. 행정이 정치의 시녀로 일관할 때 무슨 창의적 발상이 나올 것이며, 정치의 횡포에 맞서 행정의 권위를 내세우는 결단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되면 행정부에 소속한 공무원들이 기회만 있으면 국회의원에 출마하고, 당선되면 정당의 하수인이 돼 국민을 위한 공복의 신분을 벗어나는 지배자의 반열에 들 수 있다. 고급 공무원들을 정치의 종속변수로 생각하는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라는 자질을 의심케 하는 주인공이다.

국민은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선거일 60일 전까지는 공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선거법에 따라 2월 9일까지는 사표를 제출하는 공무원이 누구이며, 그가 정치를 ‘깽판’친 대통령의 수족임을 안다면 그런 사람들을 국민의 대표로 뽑아서는 안 된다. 총선에 출마하고픈 장차관들은 노 대통령의 사저가 들어서는 마을로 들어가 동장이나 통장이 돼 전직 대통령의 수발을 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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