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칭은 줄임말이다. 간략하게 함축해 그 뜻을 인상적이고 명확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약칭의 소임이다. 그 약칭을 인간이 만든다. 따라서 약칭은 인간 의지의 발현이다. 뜻이 정확하지 않게 전달되지 않는 약칭은 실패작이다. 아니면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을 벗어나기 위한 위장용으로 약칭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정치인들은 약칭을 좋아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름의 이니셜인 DJ, 김영삼 전 대통령은 YS,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JP를 선호했으며 국민들도 그러한 약칭을 애칭으로 불렀다.
그러나 박정희 전 대통령은 박 대통령이란 뜻의 PP를 좋아했지만 언론이나 국민이 그렇게 불러주지 않았다. 3김시대를 주도한 3김씨만 영어 이니셜을 성공적으로 보유하고, 나머지 정치인들은 실험으로 그쳤다.
여기에 이명박 당선자측이 MB를 기정사실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최근 정부를 대대적으로 통폐합하기로 하자 정부의 여러 부서가 새로운 약칭을 정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여성부를 통합하는 보건복지여성부는 보복녀부로 하면 곤란할 것 같다. 행정자치부와 중앙인사위원회와 국가비상계획위원회를 합친 행정안전부는 ‘행안부’로 하자니 ‘휑한’ 느낌이 들고, ‘행정부’라 하면 정부 전체를 지칭하게 되고 ‘안전부’라 하면 옛 국가안전기획부를 연상시킨다. 인재과학부는 인과부로 해야 할지, 국토해양부는 국해부로 해야 할지 난감할 듯하다.
젊은 남녀가 학교 도서관 귀퉁이나 길가에서 이런 대화를 했다 하자. “재미도 없는데, 엠티(MT)나 갈까?” “씨디(CD)는 있겠지?” 일반적으로 엠티는 멤버십 트레이닝 즉 대학이 신입생을 환영하고 훈련하기 위해서 또는 정의파 학생들이 데모를 모의하기 위해 따로 모여 단합을 과시하는 행위요, 디지털시대의 총아인 씨디는 콤팩트 디스크다. 그러나 이들이 말하는 엠티는 모텔, 씨디는 콘돔이다. 이들은 모텔에 가서 육체적 쾌락에 빠져보자는 밀담을 나눈 것이다. 약칭을 짓고 이해하는 것은 꽤 머리를 써야할 일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