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의 늪에서 벗어난 수원 현대건설 그린폭스가 3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도전한다.
현대건설은 지난 20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7-2008 V-리그 3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GS칼텍스를 제물로 감격의 첫 승리를 거두며 지긋지긋한 11연패의 사실을 끊었다.
지난 15일 흥국생명과의 경기에 ‘주포’ 한유미를 투입하지 않고 GS칼텍스전에 대비했을 정도로 승리에 목말랐던 현대건설에게 이날 승리는 팀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다.
첫 승리를 통해 위기관리 능력과 자신감을 회복함과 동시에 상승세의 발판을 마련했고, 3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희망을 살릴 수 있게 됐다.
실업배구 시절 겨울리그 5연패에 빛나는 ‘전통명가’ 현대건설은 지난해 5월 주전 센터 정대영과 세터 이숙자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GS칼텍스로 옮기면서 전력 공백이 컸다.
도하아시안게임과 아시아선수권대표로 활약하며 지난 시즌 여자신인상을 수상한 세터 한수지를 영입했으나 공격수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했고, 신인 센터 양효진과 라이트 백목화 등 어린 선수들은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고비를 넘지 못했다. 또 용병 티파니 도드의 활약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첫 승리로 선수들이 마음고생을 털고 자신감을 얻어 한층 안정된 플레이가 기대된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티파니의 활약으로 20일 경기에서 성공률 42.59%의 순도 높은 공격으로 한국 무대를 밟은 뒤 한 경기 최다인 30점을 뽑으며 펄펄 날았다. 또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세터 문제도 해결될 전망이다.
한수지를 비롯해 박진왕, 김재영 등 세터 3명을 투입해왔지만 공격수들의 입맛에 맞는 토스가 나오지 않아 애를 태웠던 현대건설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까지 국가대표 세터로 활약한 강혜미가 16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해 후배들을 지도하면서 토스가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다.
여기에 주전 리베로 문선영의 은퇴로 생긴 공백을 신인 마세롬과 신예지가 비교적 잘 메워주면서 수비 약점도 보완됐다.
비록 올 시즌 12경기만에 첫 승을 신고했지만 현대건설의 3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불씨는 아직 살아있다. 올 시즌 여자부는 흥국생명(11승1패)과 KT&G(10승2패)가 ‘양강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현대건설은 3위 GS칼텍스, 4위 한국도로공사(이상 4승8패)와 불과 3경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홍성진 감독 역시 경기 직후 “플레이오프 진출이 목표”라며 “아직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연패 탈출 후 첫 상대가 24일 만나는 강적 KT&G라 부담스럽지만 KT&G는 주포 페르난다가 발목 부상으로 빠져 있는 데다 GS칼텍스와 경기(23일)에 이은 연전을 치르는 부담이 있어 연승도 노려볼 만하다. 현대건설이 11연패 탈출의 여세를 몰아 연승을 거두며 3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