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선을 전후해서 느슨해진 사회 분위기를 틈을 타 비무장지대의 습지가 훼손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비무장지대는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아 멸종위기종이나 천연기념물이 다수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다.
환경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추가로 파주, 연천, 포천 등 경기 북서부의 비무장지대 습지를 조사, 보호지역을 넓힐 계획이다. 이들 지역에는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과 원앙, 황조롱이, 멸종위기동물인 삵과 흰꼬리수리, 독수리 등이 자주 포착되고 있고 가시고기와 쉬리, 칠성장어, 황쏘가리, 수리부엉이 등 희귀 동식물도 발견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습지들이 대거 자리 잡은 민통선 부근이 주민들의 민원으로 점차 접근 통제지역에서 풀려가고 있다. 국방부 뿐 아니라 인수위도 현재 비무장지대 군사시설 반경 500m만 규제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습지 훼손은 이제 피할 수 없는 분위기가 돼가고 있다.
그나마 경기도 지역의 비무장지대는 강원도 지역에 비해 아직 훼손 정도가 심하지 않은 편이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각종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하겠다고 약속한 새 정부의 방침에 따라 비무장지대도 접근 및 개발 통제가 점차 풀릴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철원 월정리역 주변 습지는 농지 개간으로 가장자리가 많이 깎였고, 철원평야 논 습지는 석축이 습지와 산기슭 사이를 가로막아 생명체 이동이 어렵게 돼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백마고지 주변 습지는 외래종이 토종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으며, 양구 을지전망대 계곡과 펀치볼 주변 습지 등도 농지 개간으로 인해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경기도 지역 민통선 부근의 습지도 겉으로만 멀쩡할 뿐 속은 엉망이라는 게 환경학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올해는 습지 보호를 위한 국제 환경회의 ‘람사총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해다. 오는 10월 경남 창원과 창녕에서 습지보호에 대한 국제회의가 열린다.
습지 보호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일으켜야 하는 개최국에서 세계적인 생태계 보고로 주목받고 있는 DMG의 습지를 규제 완화와 농지개간이라는 명목으로 훼손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일 뿐 아니라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경기도는 민통선 지역의 습지 훼손 실태를 철저하게 조사하고 보호 대책을 서둘러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생태계 질서가 흐트러지고 혼란이 일고 있는 자연 기후변화 현상에 대해서도 조사와 그에 따른 대비를 마련해 나아가야 할 때다.
겨울이 짧아져가면서 푸근해지고 있는 데다 봄 기온도 이전보다 올라가면서 자연 생태계에 혼란이 야기되고 있는 현상은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