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3월 20일은 인류 역사에서 한 초강대국이 가공할 물리적 힘을 동원해 자신보다 훨씬 약한 나라를 공격한 비극의 날로 기록될 것이다.
또 부시 미국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빗발치는 반대를 무시한채 납득할 수 없는 목적으로 전쟁을 일으킨 인물로 역사에 남게될 것이다.
이제 국제사회는 부시 대통령이 내거는 전쟁 명분의 타당성을 따지는 작업조차 포기한채 극도의 무력감속에 이 일방적 전쟁의 추이를 지켜보게 되었다.
부시 대통령에게 전쟁의 중단을 촉구해도 소용이 없음을 알고있는 국제사회는 무력감과 함께 심각한 딜레마를 겪고있다.
전쟁의 장기화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조기 종결을 기대하는 것 역시 분쟁의 군사적 해결 방식을 인정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후세인이 흉악한 독재자이며 국제적 평화를 위협하는 말썽꾼이라 할지라도 평화적인 해결 방법을 외면하고 무고한 민간인들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전쟁을 일으키는 일은 지지를 받기 어렵다.
이제 국제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부시 대통령이 미국의 이익을 위한 이 전쟁을 '이라크 해방 전쟁'으로 선전하는 허위를 버리고 단 한 명이라도 무고한 생명의 희생을 줄이려는 최소한의 인도적 의무를 다하라고 촉구하는 일뿐으로 보인다.
목적과 수단 양면에서 모두 문제 있는 부시의 이라크 작전에 대해 우리 정부는 적극적 지지를 표시하고있다. 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치열한 고민의 소산이었을 것을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 선언의 논리는 진정한 국익이 무엇이며 그 국익의 계산법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만약 미국의 이라크 점령 이후 전후 복구 사업의 참여와 석유 이권 배분과 같은 실리를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도덕적인 허용의 범위를 넘는 것이 된다. "현실"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기본적인 도덕률을 모욕해서는 안된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간 공조를 보장받기 위해 미국의 전쟁을 지지해야한다는 주장 역시, 보장의 불확실성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뛰어넘지 못한다.
우리가 이라크 전쟁에 참여함으로써 적극적으로 도모할 수 있는 이익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진정한 국익을 이야기하자면 만약 이라크전쟁 지지를 거부할 경우 우리가 어떤 불이익을 각오해야 하느냐는 문제를 우회할 수는 없다.
우리 정부는 그 불이익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고충 때문에 국민 설득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참전시의 불이익을 생각해야하는 철저한 계산법이 필요하다.
명분 없는 전쟁 참여시, 국제적으로는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희망하는 우리의 입장이 허약해질 것이며 국내적으로는 자주적 리더십과 당당한 외교를 기대하는 수많은 국민들에 환멸을 안겨줄 위험성을 생각해야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참전하려면 빨리 참전하라"는 식의 오도된 현실주의의 함정을 경계해야한다.
이제 전쟁은 시작되었다. 우리가 이 전쟁의 진행에 관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매우 제한적이다. 할 수 있는 것은 그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는것 뿐이다. 전쟁 지지가 불가피하다면 그 지원의 범위를 극도로 신중히 결정해야하며 이라크 전쟁의 와중에서 한반도에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백화점식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경제 대책을 세워야하며 사회적으로도 과도하고 불필요한 불안 심리에 휩싸이는 것을 경계해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