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1차 공천자 명단을 발표한 가운데 공천 후보자들과 공천자들의 지역 시의원 모시기가 그야말로 ‘금값’이다.
총선 후보들은 누구보다 지역구를 잘 알고 있다는 시의원들의 장점과 기초의회 의원들 입장에선 ‘좋은선을 가지고 있다’는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데다 당장 총선을 승리로 이끌면 다음 지방선거때 공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복안이 깔려 있다.
이로인해 경인지역 대부분의 선거구가 시의원들 모시기 경쟁이 불이 붙은 상태.
각 시의원들마다 적게는 5통에서 많게는 수십통에 이르는 ‘지원’을 바라는 접촉으로 ‘행복 아닌 행복’을 누리고 있다.
수원 권선 선거구의 A 시의원은 최근까지 거의 모든 후보들로 부터 ‘자신을 도와달라’는 전화를 받고 있다. 하지만 시의원 입장에선 선뜻 누구를 지지하고 나서기에는 큰 부담감이 뒤따른다. 누가 공천 대상자에 오를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의원들도 누가 공천이 확정되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A 시의원은 “공천 예비후보 등록에서부터 최근까지 ‘자신을 도와달라’는 수십통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이런 전화는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의원들의 얘기”라고 말했다.
또 안양의 한 선거구에 공천을 신청한 B 후보는 지역에서 자신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 중심에 바로 시의원과 도의원들이 있다. 지역정서를 가장 잘 아는 시의원들이야 말로 바로 ‘표’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시의원들과 도의원들의 움직임이 아직은 미진한 수준이다. 선거사무실을 드나들긴 하지만 아직은 공개적인 지지성명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선거사무실 한 관계자는 “시의원들과 도의원들을 찾아 도와달라고 하지만 아직 시·도의원들의 움직임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면서 “결국 공천이 끝나야 시·도의원들이 공개적인 지지가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용인의 경우는 최근 ‘누가누가 공천에 된다’는 설들이 지역에 퍼지면서 그 후보들에게 ‘줄대기’를 하는 의원들도 나타나고 있다. 유력후보들에게 자신을 미리 알리기 위해서는 일찌감치 안정선을 확보하자는 의도다.
이런 시의원들의 움직임에는 다음 지방선거 ‘공천’을 위한 포석이 깔려있다. 특히 이같은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시의원들이 더하다.
용인 C 시의원은 “다음 지방선거에서 보다 안정적인 공천권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위로의 얼굴알리기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사진이라도 찍어 사무실에 걸어둬야 사무실을 찾는 사람들이 나에 대한 인식을 더 좋게 할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