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7 (수)

  • 맑음동두천 26.0℃
  • 구름많음강릉 28.0℃
  • 구름많음서울 24.5℃
  • 맑음대전 25.8℃
  • 맑음대구 26.1℃
  • 맑음울산 22.5℃
  • 맑음광주 25.0℃
  • 구름조금부산 21.0℃
  • 맑음고창 25.3℃
  • 구름조금제주 18.9℃
  • 구름조금강화 22.5℃
  • 맑음보은 25.4℃
  • 맑음금산 26.8℃
  • 맑음강진군 22.8℃
  • 맑음경주시 28.3℃
  • 맑음거제 21.0℃
기상청 제공

안양 초등생 납치·살인사건 이혜진양 눈물의 영결식

전교생 통곡… 이혜진양 청계공원묘지 안장
교장 “어른들 노력으로 다신 이런일 없었으면”

너무나 보고싶은 혜진이에게

혜진아! 이렇게라도 마지막으로 너의 이름을 불러보는구나.

-중략-

그 동안 부모님, 선생님들, 친구들, 경찰 아저씨들 모두 너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랬는데 이렇게 무서운 일이 벌어지다니 정말정말 믿어지지가 않는구나.

그리고 너에게 더 잘 해 주지 못 한 것이 이제야 후회가 되는구나.

지금도 우리를 부르며 달려올 것 같은 너를 살려내라고 소리치고 싶어.

어른들에게 보호받으며 씩씩하게 자라나야 할 어린 아이에게 이토록 끔찍한 행동을 저지른 사람을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을 것 같구나.-생략-

2008년 3월17일 친구 조미주가

 

실종 70여일만에 암매장된 주검으로 돌아온 고(故) 이혜진(11) 양의 영결식이 17일 오전 생전에 친구들과 뛰놀았던 모교인 안양 명학초등학교에서 열렸다.

전교생 9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운동장에서 열린 영결식은 그동안 혜진이를 찾기 위해 누구보다 동분서주했던 이윤형 교장의 추모사로 시작했다.

이 교장은 “모두가 애타게 기다리던 혜진이가 이제 우리 곁을 영영 떠나기 위해 학교로 돌아왔다”며 “어린이들에게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어른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대표로 나선 혜진이의 단짝 친구 조미주(11) 양은 떨리는 목소리로 “혜진아, 이렇게라도 마지막으로 네 이름을 불러보는구나”라고 추모사를 시작한 뒤 목이 메인 듯 한참 말을 잇지 못했다.

조 양은 이어 “노래를 좋아해 가수가 꿈이었던 혜진아, 부디 하늘나라에서라도 맘껏 노래부르며 행복하게 지내”라며 눈물을 쏟아냈다.

혜진이의 영정을 들고 영결식에 참석한 가족들은 단짝의 추모사에 이어 반 친구들의 헌화와 묵념이 이어지자 새삼 슬픔이 북받치는 듯 서럽게 울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작업복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며칠째 못 깎은 듯 수염이 자란 모습으로 참석한 혜진이 아버지도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영결식에는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우예슬(9) 양의 친구들도 참석,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영결식이 끝난 뒤 가족들은 영정을 들고 혜진이가 실종되기 전까지 공부했던 4학년3반 교실과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며 새로 배정했던 5학년3반 교실을 들렀다.

혜진이 어머니는 반 친구들이 국화와 편지, 화이트데이 사탕을 놓아둔 빈 책상에 영정이 놓이자 책상을 부여잡고 “혜진아…”라고 오열하며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학부모들과 안양시민 200여명이 참석해 혜진이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영결식을 마친 이 양의 시신은 수원 연화장에서 화장한 뒤 안양시립 청계공원묘지에 안장됐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