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이냐 견제냐’로 치뤄진 이번 4.9 총선은 한나라당의 승리, ‘여대야소’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애초 기대한 절대과반의석인 160~170석 확보에는 실패, 153석 ‘턱걸이 승리’로 완전한 압승을 거두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민주당은 개헌저지선 100석 확보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81석을 얻어 대선 참패 후 50석도 예상하기 힘들었던 시절을 떠올리면 꽤 선전했다는 평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무소속, 친박연대 등의 복당을 허용할 경우, 지방의회-국회-행정부에 이어지는 거대 단일여권 라인을 완성, ‘절대우위’를 차지하게 되면서 향후 4년간 ‘여대야소’의 탄탄대로를 걷게 됐다.
◇ ‘MB 양 날개’ 이재오ㆍ이방호 나란히 눈물
이번 총선에서 친박연대와 무소속등 이른바 박근혜계 후보들이 대거 생환하면서 박근혜의 힘을 보여줬다. 최대 접전지로 꼽히며 ‘대운하 대 반 대운하’의 승부로 펼쳐진 은평을에선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승리하며 이재오 후보의 날개를 꺾었다.
또한 경남 사천의 이방호 사무총장도 이번 총선의 최대 이변으로 꼽히는 민노당 강기갑 후보에게 패하고 박형준 후보마저 부산 수영에서 패해 친이계에 대한 심판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 정책, 쟁점 실종된 선거
야권은 대운하를 쟁점으로 부상하려 했으나 한나라당의 무대응에 제대로 몸을 펴지도 못한 채 이번 총선은 무정책, 무쟁점의 괴이한 선거로 끝났다. 결국 이슈 선점도 못한 상태로 견제론만 주장, 유권자들에게 견제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했다.
◇ 진보세력의 지지멸렬
극심한 내홍 끝에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으로 쪼개져 선거를 치렀던 진보세력도 몰락, 진보개혁진영의 총체적 위기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중도 진보를 표방하는 민주당, ‘NL과 반NL’으로 분당된 민노당과 진보신당, 새롭게 진보세력으로 대두된 창조한국당 등 이른바 진보세력들은 지지멸렬한 모습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는데 실패했단 평이다.
◇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한 경기 민심
이번 총선도 경기 초접전 지역의 예측할 수 없는 승부에 보는 이의 애간장을 태웠다.
성남 수정의 한나라당 신영수 후보는 엎치락뒤치락하다 129표 차로 승부가 갈려 전국 최저투표차로 당선됐고 안양 만안의 이종걸 후보 역시 상대 후보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접전 끝에 당선이 확정됐다.
실제로 이종걸 후보의 한 측근은 개표방송 직후 “지는 줄 알고 노심초사했다”며 “당선확정 멘트가 나오자마자 사무실이 울음바다가 됐다”며 당시의 절박함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