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9일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에 대해 시민들과 시민사회단체는 ‘지난달 22일 발표한 담화문 내용과 별다른 것이 없다’며 실망감을 내비췄다.
특히 시민사회단체는 미국산 쇠고기 협상과 관련된 이 대통령의 담화문 내용에 죄송하다는 내용만 담겨있을 뿐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광우병위험미국산쇠고기수원감시단 관계자는 이날 담화내용에 대해 “30개월 미만에서도 광우병이 발생하는데 30개월 이하 쇠고기만을 수입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는 부족하다”며 “홈에버 원산지 사건을 봐도 원산지가 바뀌는 문제는 하루이틀에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정말 해결할 의지가 있으면 대책을 내놓아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통령이 FTA 협상을 위해 불가피하게 수입할 수 밖에 없으니, 어쩔 수 없다고 이해해 달라는 식으로 밖에 안보인다”고 덧붙였다.
다산인권센터 관계자도 “이번 담화문 역시 눈가리고 아웅하기 식으로 근본적인 대책없이 죄송하다고만 하고 있다”며 “진정으로 미안하면 대책이 마련된 담화문을 발표하라”고 비판했다.
또 전조교 경기지부 관계자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말은 그렇게 하는데 실제 실천하는 정책에 의심이 간다. 화물연대 관련해서 정부가 세운 대책을 보면 기업쪽에만 유리하게 발표했고, 쇠고기 재협상도 못하고 있다. 또한 교육계 자율화 관련 언급한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며 “이같은 담화내용을 어떻게 믿을 수 있냐. 알맹이 없이 허탈감만 주고 화날 뿐이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경기지부 관계자는 “시기가 좋지 않으니 수 쓰는것 같다. 말 바꾸기가 한두번이 아니다”며 “이번 담화문은 감정의 호소정도로 밖에 안보인다”고 말했다.
담화문 발표를 지켜본 시민 김모(42) 씨는 “대통령이 사과만 했지 쇠고기, 대운하, 화물연대, 학교의 자율화 등 굵직한 현안들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었다”고 실망했다.
윤모(39) 씨도 “여태 뒷짐지고 국민들에게 폭력을 가하다가 사태가 극에 달하니 이제와서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말한다”고 말했으며 정모(27) 씨는 “과연 그동안 대통령이 믿을만한 행동을 했는가. 사과도 했으니 앞으로 한번 믿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화물연대는 이 대통령이 담화 발표 중 화물연대의 운송거부와 관련해 “근로자들을 무조건 탓할 수는 없지만 파업이 오래 가 경제에 타격을 주면 그 피해는 근로자를 포함한 국민 모두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본인이 정치적으로 잘못해 놓고 우리들이 잘못해 국민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식으로 얘기한다”며 “왜 우리에게 잘못을 떠넘기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