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사회는 얼마나 평등해졌을까? 특히 성 평등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개인들마다 차이가 있으나 특히 연령에 따라, 그리고 성별에 따라 참 많이 다른 것 같다.
최근 초등학교 고학년의 남자 아이들은 ‘오히려 남자이기 때문에 차별을 받는다.’는 항의를 많이 한다. 여자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선생님에게 덜 혼나고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도 자신들이 훨씬 더 많이 한다는 것이다. 이미 성 평등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상황이 역전되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아직 멀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얼마 전 고양시에서는 ‘고양시 성 평등 교육 기회 확대 및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물론 이 토론회는 성 평등을 위해 아직도 할 일이 많다는 취지에서 열린 토론회였다. 왜 이들은 성 평등에 대한 분분한 논의 속에서도 아직도 갈 길이 멀고 할 일이 많으며 특히 교육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이 날 토론회는 두 개의 발제로 문제제기를 했다. 먼저 경기도 31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실시된 성 평등 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경기지역에서 성 평등 교육이 주로 어떤 기관에서 어떤 내용으로, 누구를 대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확인해주었다.
다음으로는 고양시에서 만 6년 동안 활동을 하고 있는 성폭력상담소의 2007년까지의 상담통계 결과를 바탕으로 고양시에서는 주로 어떤 내용과 방식의 성 평등 교육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는가를 제시했다. 무엇보다 나에게 인상적이었던 것은 한 기관의 상담통계이기 때문에 이것이 고양시의 성폭력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역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성폭력상담소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사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 내용을 주로 10대 청소년의 문제와 연관하여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성폭력 가해자들의 연령에서 13-19세 사이의 청소년들의 비중이 가장 높다는 점이다. 연령 파악이 안 된 미파악이 23.4%가 있기는 했지만 13~19세 청소년이 전체의 21.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다음으로 40대가 14.1%를 나타냈다.
성폭력 가해자의 경우 13-19세에 이르는 이른바 사춘기 청소년이 가장 많아 성폭력가해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임을 확인시켜주었다.
둘째, 피해자와의 관계는 직장 관계자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여 21.3%를 나타냈고 동급·선후배가 12.5%로 그 다음이었다. 청소년 가해자가 많은 상황에서 동급·선후배 관계가 많다는 것은 결국 피해자도 청소년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시기는 다른 시기의 성폭력에 비해 강간 등의 비율이 높아 성폭력의 강도 또한 강해질 뿐만 아니라 가해자가 유포한 소문에 의해서도 큰 상처를 입는 특징을 보였다. 발제자는 이런 현실은 우리 사회의 성문화가 청소년들을 가해자와 피해자로 양산하고 있음을 드러내주며 남녀의 성인식 차이 및 성적의사소통에 대한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려준다고 지적했는데 듣는 나도 절절한 마음이 되었다.
셋째. 직장 내 성폭력의 피해자 연령은 20대가 전체 피해자의 절반이 넘는 55.9%였는데 이들은 주로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사회초년생인 20대 미혼 여성들이었다. 이는 40대의 직장 내 권력을 가진 자가 20~30대 여성 혹은 10대 아르바이트 학생을 상대로 한 고질적인 권력형 성폭력이 여전히 대세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며 위의 가해자 연령에서 40대가 가장 많은 이유와 관련되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들을 종합적으로 볼 때 성폭력 문제와 관련하여 가해자의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고, 13-19세에 해당하는 10대 청소년 가해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피해자의 연령도 이 시기와 이 시기 직 후인 청소년들이 많다는 점은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성폭력 현실은 우리 사회의 성문화가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동시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 평등 교육도 미비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의 성문화가 건전해지고 사회 전체의 성 평등 의식이 확대되지 않는 한 아이들의 문제는 아이들의 문제일 수 없다. 그 첫 걸음에 성 평등 교육이 있다고 생각한다. 청소년들 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성 평등 의식을 싹 틔울 수 있는 교육의 기회가 더 많이 생겨나기를 희망해 본다.
또 현재의 성폭력 현실에 비추어 청소년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로 이해하고 인정하며 배려하는 성 인권교육에 대한 고민과 함께 충분한 교육기회가 제공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