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마공원 문정균 기수(34)가 지난 달 26일 제9경주에서 호흡을 맞춘 ‘마이티러너’와 우승을 차지, 개인통산 200승 고지를 밟았다.
문 기수는 작년 ‘제이에스홀드’에 기승, 초대 삼관기수에 등극하면서 최고기수 반열에 오른 과천벌 대표적 중견기수다.
지난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비해 올해는 다소 저조한 성적으로 마음고생을 한 그를 11월 두 번째 경마일인 지난 8일 만났다.
“작년엔 조명을 많이 받았는데 올해는 오랜만에 인터뷰하네요. 운동이라는 게 흐름이 있습니다. 잘 할 때가 있으면 안 될 때도 있는 법이죠”.
경마팬들은 아직도 문 기수를 삼관기수로 기억하나 그런 타이틀이 때론 숨쉬기 어려울 정도의 부담이다.
기수로서의 영예를 누린 것이 자랑스러우나 한편으론 그에 부응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가기 마련이다.
“그래도 그 부담이란 자체도 최고 자리에 서 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라고 생각한다”며 애써 자신을 달랜다.
그의 최근 3년간 성적은 2005년 28승, 2006~2007년 29승을 따내며 안정적인 성적을 보인 반면 2달이 채 남지 않은 올해는 19승에 그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 이유를 소속조인 48조 마필들이 세대교체 중으로 신마들이 100% 기량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란 진단을 내린 문 기수는 마필들이 이제 힘이 차기 시작해 내년엔 뭔가 보여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은근히 내비쳤다.
하지만 19승은 서울경마공원 전체기수 중 15위에 달하는 성적으로 가히 나쁘다고 할 순 없으나 그간 성적에 비해 떨어진다는 얘기다.
그래서 얼마 전 은퇴한 ‘제이에스홀드’에 미련은 각별하다.
“참 좋은 말이었는데 일찍 경주로를 떠나 너무 아쉽죠. 그에 대한 항상 고마움을 항상 가지고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1998년 데뷔, 11년차인 그는 4년째 48조 소속기수를 고집하고 있다.
지인들로부터 “프리기수로 활동해라”는 권유를 귓등으로 흘린다.
신인시절 당시 소속조가 아닌 48조 말을 탔을 때 간간이 우승했고 데뷔 첫 승도 그 조에서 일군 만큼 애착이 가기 때문이다.
과거 슬럼프에 빠질라치면 어김없이 다가와 너무 조급하게 서둘지 말라며 격려를 잊지 않던 김대근 조교사가 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내가 어려울 때 손길을 내밀었던 사람에게 이익만 따지는 계산적인 사람이 되어서야 되겠느냐”는 그의 말에 인간미가 느껴진다.
매번 신인기수와 같이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말을 타는 열정과 어렵고 힘들던 시절 함께했던 사람들을 잊지 않는 따듯한 마음을 잃지 않는 그를 보면서 내년 활약이 기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