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2기 신도시 출범과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부천 중동을 제외한 1기 신도시의 주택가격이 올 연초보다 하락하는 등 먹구름이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특히 산본의 경우 심리적 지지선인 3.3㎡당 1000만원 선이 붕괴돼 1기 신도시 5개 지역 중 가장 낮은 가격대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스피드뱅크가 3월 2주차 1기 신도시 3.3㎡당 매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분당이 1701만원, 평촌 1356만원, 일산 1237만원, 중동 1039만원, 산본 997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분당은 지난해 강남지역 가격 하락과 국제적인 경기침체 영향 등으로 가격이 크게 하락했지만 올 들어 급매물 위주로 소진을 보이면서 연초 1716만원 보다 15만원 가량 하락했다.
일산과 평촌도 3.3㎡당 가격이 연초보다 각 34만원, 24만원 가량 소폭 하락했다. 반면 중동이 유일하게 연초 1017만원보다 22만원이 오르면서 그나마 1기 신도시의 자존심을 지켰다.
특히 산본의 경우 올 연초 1075만원보다 78만원 가량이 줄면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이는 지난 2006년 11월 초 3.3㎡당 968만원을 기록한 이후 1000만원 선을 돌파, 지난해 9월 둘째 주 최고점인 1109만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꾸준한 내림세를 보이다 2년4개여 월 만에 세자리 수 가격대에 재 진입한 것.
산본은 기반시설이 잘 마련돼 있고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아 소형위주의 인기가 높았지만 경기침체 및 가격 상승을 견인할 만한 개발호재의 부재 등의 이유로 점차 영향력이 약해져 하락세를 이어갔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리서치팀장은 “동탄 뿐만 아니라 인근 수원, 용인, 과천 등에도 신규물량이 대거 나오면서 매수인 찾기는 더욱 어려워 졌다”면서 “또 굳이 노후단지에 머물 필요가 없어진 임차수요자들의 이동도 증가해 전세 가격의 동반 하락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산본동 소재 T중개업소 한 공인중개사는 “실수요뿐만 아니라 금융불안감에 투자수요자들의 발길도 매우 드문 편”이라며 “최근 들어 대형뿐만 아니라 중소형마저 거래가 어려워 시장에 매물이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