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거기 좀 당겨봐. 아니 그쪽을 당기면 어떡해. 잘못하면 내가 떨어지잖아. 그래그래, 그기를 살살 당겨”
지난 20일 의왕시 학의동에 소재한 ‘마리아의 집’.
장년 10여명이 비닐하우스의 보수를 위해 낡은 비닐과 보온덮개를 헐어내는 등 손길이 바빴다.
이상고온으로 초여름 날씨를 보인 이날 이들은 이마에 송골송골 맺히는 땀을 면장갑으로 스윽 한번 문지르곤 하던 일을 계속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권지역본부 물 사랑 나눔단 회원 20여명이 세계 물의 날을 이틀 앞두고 무료 기술봉사활동을 편 현장이었다. 이들이 달려간 곳은 의탁할 곳이 없는 할머니 13명이 서로를 의지하며 여생을 보내는 노인복지시설이었다.
100㎡의 비닐하우스는 할머니들의 식품창고와 옷, 이불 등 생활용품을 보관하는 장소로 지은 지 오래됐으나 그간 보수를 전혀 하지 않아 곳곳이 비가 오면 새고 문짝도 덜렁거렸다.
오전 일찍 도착한 봉사요원들은 하루 종일 보온덮개와 비닐을 철거하고 다시 씌우는 작업을 강행했다.
이중 한사람은 곡예 하듯 쇠파이프 철골 구조물 위에 올라가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묶어놓은 철사해체 작업을 펼치는 등 위험도 마다않았다.
‘툭’ 치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았던 문짝도 새 것으로 달았고 전기도 연결했다.
대접할 것이 변변찮았던 할머니들은 물과 커피를 연신 날라 노고에 보답했다.
백순영(82)할머니는 “비가 새고 전등도 없어 한밤중 이용하려면 여기저기 부딪치는 불편을 겪었는데 너무너무 고맙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6명이 비닐하우스를 보수하는 동안 다른 일행은 시설 내 설치된 수도와 전기 점검에 나서 고장난 수도꼭지를 갈아주고 배선을 새것으로 교체해 합선과 누전으로 인한 걱정을 덜게 했다.
또 지하수 수질검사도 실시, 할머니들의 건강을 챙겼다.
‘마리아의 집’을 관리하는 말세리나 수녀는 “야채를 씻고 수돗물이 나오지 않은 땐 식수로 대용하는 지하수를 이젠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오늘 하루 고생한 사람들의 가정평화를 위해 기도로 답례하겠다.”고 말했다.
한창동(38)과장은 “다른 봉사보다 노후를 외롭게 보내는 할머니들을 위한 일이라 힘든 줄 모르고 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수공 성영두 본부장은 “경기침체로 한층 어려움을 겪는 홀몸 어르신들이 편하게 지내질 수 있게 도와줘 보람을 느낀다”며 “소외계층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봉사활동을 계속 해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