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2 (일)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칼럼] 북한 로켓발사와 우리의 현실

국내·외 별다른 동요없어
北도발 무시말고 대비해야

 

식목일인 지난 4월 5일은 너무나 청명한 날씨였다.

개나리, 진달래, 목련, 벚꽃들이 화사한 기쁨을 안겨주던 그날, 우리는 산에 가 땀흘리며 나무를 심었고 북한은 미리 예정한대로 로켓을 쏘아 올렸다. 우리가 우리의 터전인 대지를 단장하고 있었다면 그들은 우주를 향해 또 한번의 모험을 시도하였다.

북한은 무슨 속셈에서인지 국제사회의 경고와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로켓을 발사하여 예전의 행보대로 일단 뚝심을 보여 주었다. 우리를 포함한 주변 소위 강대국들은 명분과 실리 등을 챙기며 차분히 북한의 거사를 지켜보았다. 과연 쏘아 올릴까? 그 정체는 무엇일까? 그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 무엇을 노리고 저러는 걸까?

이번 북한의 로켓발사에 대해서는 이러저러한 평이 많다.

미국의 군과 민간전문가들은 바다에 떨어진 로켓과 탑재물의 궤적 자료를 면밀히 검토한 뒤 분명한 실패작이라고 하였다고 뉴욕타임즈(NYT)에 보도되었다. 북한은 로켓발사체를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과 영국은 인공위성이 아니라 사실상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으로 보고 있다.

이번 로켓 발사로 북한은 미사일 사정거리 증대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으나, 연료연소시스템 기술력 등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또 북한이 미국의 본토를 위협할만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조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ICBM 능력을 갖추려면 보다 크고 사거리가 긴 미사일 개발, 탄두의 소형화, 대기권 재진입을 견뎌낼 수 있는 장비 개발 등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

로켓은 쏘아 올렸지만 평양은 다소 혼란스러운 분위기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궤도진입 실패 때문만이 아니라 열악한 기술과 장비에도 예고했던 날짜에 맞춰 로켓이 솟아 오른 게 신기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로켓 발사 능력을 과시하면서 오바마 정부에 대해 외교 우선순위를 차지하고, 6자회담 등 주요 사안에서 미국과의 협상을 용이하게 끌어낸다는 전략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미국측은 북한의 이번 위성궤도 진입 능력이나 미국 표적 미사일 발사 능력 등을 단시간에 어떤 위협거리로 여기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사에 어떤 대응도 하지 않은 것은 이와같은 맥락에서일 것이다.

발사 바로 다음날인 4월 6일 달러당 원화값과 주식시장 코스피의 동시 상승으로 두 지수가 1312선에서 한때 만나는 ‘랑데부’ 현상이 나타났다가 장중 코스피가 원화 환율을 뛰어넘는 ‘골든크로스’가 발생했다.

코스피는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에 힘입어 한때 1310선까지 올라 원·달러 환율 수치를 넘어서는 강세를 보인 끝에 14.10포인트(1.10%) 오른 1297.85로 마감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도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장중 한때 1306원50전까지 밀리다가 지난 주말보다 31원 급락한 1309원50전에 거래를 마쳐 원화가치 역시 높아졌다.

쌀, 라면 등 생필품에 대한 사재기도 없었다. 15년 전인 1994년 6월 북핵 위기가 고조됐을 때 일부 국민이 사재기했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국민들이 동요를 보이지 않자 일각에서는 안보불감증 염려 운운하고 다른 일각에서는 그동안의 학습효과로 그만큼 자신있고 성숙한 결과라고 치켜세운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들의 차분하고 일치된 화합이 더욱 절실하다 할 것이다. 과거처럼 이러한 사태를 너무 과장하여 위기의식과 불안을 불러일으켜서는 안되겠지만 단순히 지나가는 해프닝으로만 생각해서도 안된다.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사태가 번질 수도 있음을 무시하지 말고 대비하여야 한다.

지금은 가뜩이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곤란한 지경에서 아직 헤어나오지 못한 상황에 있다. 한반도의 위기는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의 생활과 국가신인도에까지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끝까지 믿을만한 것은 우리 모두의 결속과 주변국과의 긴밀한 협력일 것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