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구 국정원장과 서동만 국정원 기조실장이 임명된 것을 계기로 국정원 개혁과 위상 재정립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이들에 대한 국회 정보위의 `불가' 권고와 한나라당 등의 반대를 정면으로 돌파했고, 그같은 결정에 반발한 한나라당이 `국정원 폐지와 해외정보처 신설'을 추진할 태세여서 한동안 뜨거운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 정부의 국정원 개혁안과 국정원 수뇌부인 고 원장과 서 기조실장의 개혁구상, 한나라당의 입장, 국정원내 분위기 등을 정리해본다.
◇ 정부 개혁안 = 노 대통령은 지난 1일 TV토론에 나와 "국정원이 국민의 신뢰를 잃고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며 "국정원을 권력기관에서 순수하게 국민에게 봉사하는 정보기관으로 되돌려 놓는 일이 꼭 필요하다"고 개혁의지를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국회 정보위와 야당이 반대한 국정원장과 기조실장 임명과 관련, "국정원 개혁과 국회와의 원만한 관계 두 가지 다하면 좋겠지만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며 "야당이 찬성하지 않더라도 개혁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새 정부가 염두에 두고 있는 국정원 개혁은 역대 정부와는 달리 국정원을 `권력기관'이 아니라 `순수한 정보기관'으로 바꿔놓겠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이를 위해 국내 정보 수집 및 분석 기능을 맡아온 국정원 2차장(국내 담당) 산하 대공정책실의 정치.경제.언론단의 대폭 축소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대공정책실 산하 정치.경제.언론 파트 소속 직원들은 `조정관'이라는 직함을 갖고 관련 기관들을 출입하며 정치인.주요 기업인.언론인 등에 대한 각종 정보를 수집해왔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비밀이었다.
여기에는 비위사실은 물론, 여자문제 등 사생활 정보까지 포함돼 있으며, 수집된 정보는 국내 정치에 활용되거나 인사존안자료로 쓰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정보수집 과정에서 국정원은 합법적인 감청이외에도, 도청이나 미행 등 `불법적인' 행위도 해왔다는 의혹이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으며, 국정원 직원 일부가 이권에 개입하는 사례가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새 정부는 무엇보다 대공정책실의 핵심부서중 하나인 경제과를 해외담당인 1차장 산하로 옮겨, 해외 첨단기술 정보의 수집과 국내 첨단기술에 대한 방첩활동에 주력하는 쪽으로 큰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공정책실의 이름도 바꾸고 대공수사를 담당해온 2차장 산하 수사국도 축소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함께 대공정책실 산하 정치 및 언론 파트 직원들의 기관출입 금지, 대공수사국의 국내 보안사범 수사권 등을 검.경으로 이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노 대통령의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구상에 맞춰 해외 담담인 1차장 밑에 동북아구상 지원부서를 만들 생각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내 인적 개편과 함께 내부 기강세우기도 또 다른 개혁과제에 속한다.
앞으로 수사를 통해 드러나겠지만, 대북 비밀송금 사건이나 국정원 도청 의혹사건 등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거나, 비위 사실이 드러난 경우 뿐아니라, 새 정부의 개혁 마인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인사들도 개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서 기조실장이 지난 1일 "안타깝게도 정보가 줄줄 새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기강을 세우는 것이 개혁보다 중요하다"며 "그것을 우선 바로 잡는 것을 것을 전제로 개혁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첫 여야 수평적 정권교체로 탄생한 `국민의 정부' 당시 일부 국정원 인사들이 정부에 불만을 품고 야당.언론 등에 내부정보나 문건 등을 흘려 준 사례가 적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여 그 귀추가 주목된다.
◇ 한나라당 입장 = 노 대통령이 고 원장과 서 기조실장을 임명한 것을 계기로 한나라당은 `국정원 폐지와 해외정보처 신설' 쪽으로 당론을 바꾸었다.
지난해 대선공약으로 `정보기관의 정치개입 원천 금지, 국정원 중립화 달성'을 내세운 것과는 커다란 차이가 나고 있다.
한나라당은 구 안기부 대공수사국장 출신인 정형근 의원을 단장으로 `국정원 폐지 및 해외정보처 추진기획단'을 구성, 6일 첫 회의를 열어 선진국형 정보기관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현재 한나라당은 정부조직법의 국정원 설치 조항과 국정원법을 없애고 그 대신 해외정보처 신설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방안을 논의한다는 입장이지만, 당 내부의 반대도 만만치 않아 끝까지 국정원 폐지를 추진할 수 있을 지는 두고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