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돼지 인플루엔자(Swine Influenza) 의심환자가 추정환자로 판명되는 등 SI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그 후폭풍이 대형 유통업계 및 여행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 업계는 이번 SI 소식이 지난해 국내를 강타했던 조류독감(AI)과 광우병 파동 때의 상황 재현으로 이어지지 않을 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역 내 대형마트는 본사 차원의 대책방안이 하달되지 않은 상황에서 돼지고기 판매 감소로 까지 악화되진 않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여행업계는 자칫 중남미 여행 코스가 없어질 판국에 처했으며 SI영향권에 없는 국가 여행 예약까지 취소되고 있다.
◆ 돼지고기 인식 변화로 긴장하는 유통업계
직장인 김모(33·여·수원 고색동)씨는 10년간 정기모임의 장소로 이용하던 돼지고기 전문점 예약을 취소하고 인근 수산물 음식점으로 장소를 변경했다.
멕시코발 SI 감염 사태가 전 세계, 특히 국내까지 확산됐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언론 등 여론매체에서 돼지 인플루엔자가 돼지고기를 통해 전염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혹시나 하는 불안감은 감출 수 없다”면서 “모임 회원들 다수의 의견도 마찬가지고 해서 장소를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SI 영향으로 돼지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대형유통업체의 전체 매출까지 하락세를 보이는 등 유통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29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주말 8.7% 상승했던 돼지고기 매출이 SI 소식이 심각해지면서 5.1%로 줄었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 27일 전주 대비 4.2%, 28일에는 전날 대비 16.2% 매출이 하락했다.
전체 매출이 이같이 하락하는 가운데 경기지역 내 대형마트는 아직까지 큰 폭의 매출하락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향후 여파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홈플러스 동수원점 관계자는 “아직까진 돼지고기 매출에 큰 변화와 고객들의 컴플레인 제기는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향후 문제발생을 감안, 본사차원에서 대책이 조만간 하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마트 수원점 관계자도 “매출하락 등 SI여파는 감지되고 있지 않지만 SI관련 정부발표 및 소비자 반응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SI 여파로 쿨럭거리는 여행업계
여행업계는 SI 공포를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나투어의 경우 5월 중남미 여행을 가는 고객은 모두 6명으로 이 중 4명은 여행코스 및 일정을 변경,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2명은 아직 협의 중이다.
모두투어 측은 5월 중남미 여행 코스가 아예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중남미 지역은 기존에도 1달에 1명꼴로 가는 등 고객 수요가 많지 않다”면서 “보통 10명 정도를 1팀으로 출발하는데, 아직 정원이 채워지지 않은 상황에 이번 SI 소식으로 중남미 코스를 취소시켰다”고 말했다.
소규모 여행사들은 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안양 소재 H사의 경우, 직접적인 영향권이 없는 국가인 베트남 여행 예약이 28일 하루동안 7건이 취소됐다.
H사 최모(33) 대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여행 수요가 줄어 아사 직전에 몰린 소규모 여행사들에게 SI 소식은 큰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