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으로 ‘화합’을 주장했지만 추진방향과 내용은 평행선을 달렸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8일 ‘지도부 사퇴’와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의 쇄신특위안을 정면 거부한 가운데, 소장파가 ‘연판장 돌리기’에 나설 것을 공언하며 정면 충돌했다.
박희태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화합이 아닌 쇄신을 해봐야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며 “쇄신의 본체야 말로 대화합”이라며 사퇴 불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박 대표는 조기전당대회론에 대해서도 “조기 전당대회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반쪽짜리 전대와 분열의 전대는 반대한다”면서 “대화합을 위해 신명을 바치겠다, 그렇게 긴 세월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임기전에 대표직을 던질 여운을 남겼다.
이날 박 대표의 발언은 지도부 총사퇴와 조기전당대회 개최에도 박근혜 전 대표의 출마가 불투명해 당 화합을 위한 전대가 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선될 때 바로 당내 화합을 이루는 기수가 되겠다고 약속하고 지지를 받았다”며 “그동안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공성진 최고위원은 쇄신특위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맞섰고, 정몽준 최고위원은 쇄신속도론, 전당대회 개최 등을 주장하며 ‘쇄신안’에 가세했다.
박 대표가 사퇴 불가 입장을 확인한 가운데 친이계 소장파 의원들은 쇄신안 관철을 위한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의원들은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갖고 ‘연판장 서명’을 시작으로 쇄신론의 당위성 홍보에 전력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지난 4일 의원 연찬회에 이어 의원 및 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 개최등을 통해 당심을 모으는데도 앞장서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초선 소장파 의원들의 모임인 ‘민본21’도 연판장 서명을 비롯해 천막농성 등의 집단행동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당 지도부가 쇄신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쇄신특위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는 원희룡 쇄신위원장과 쇄신위원들도 곧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