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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마상처 씻겨준 ‘빨간 마후라’

[현장르포]수원 오목천동 화훼단지 수해복구 분주

 

22일 오전 수원 권선구 오목천동 270-2번지 일대의 화훼단지.

미처 청소가 되지 않은 하우스 벽면엔 노란색 벽지로 도배를 한 것처럼 어른 가슴높이까지 흙탕물이 들어왔던 흔적이 명확하고 이곳에서 재배되던 나무 잎에는 흙탕물을 뒤짚어쓴 흔적이 역력히 남아 있었다.

당시 물속에서 한나절이 넘도록 잠겨 있었던 동백나부, 산호수, 아래우카리아 묘목들을 분주하게 닦고 있는 신복숙(51)씨는 “3년을 내 자식처럼 길렀는데 시집, 장가 보내기 한 달 남겨놓고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한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빛은 있는 법, 신씨는 혼자가 아니었다.

12일 아침 8시쯤 건너편 논에서부터 들이닥친 물이 4천500평 신씨의 비닐하우스 21개 동을 짚어 삼키자 가장 빨리 달려와 준 것은 주변의 공군 제10 전투비행단 장병들.

이들은 지난주 화요일부터 지금까지 이곳 화훼단지에만 연인원 156명을 투입해 지역 주민들의 수해 복구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날도 21명의 장병들이 화훼단지에 투입돼 자신의 일인양 수해복구에 온 정성을 쏟고 있었다.

10명의 장병들은 물결이 가라앉은 황구지천 변에서 모래를 손수레에 가득 채워 하우스 안으로 가져 들어오고 하우스 안에 있는 장병 10여명과 주민들은 퍼 올린 강 흙을 갈퀴와 삽으로 넓게 펴 물에 잠겨 진흙 투성이가 된 하우스 바닥을 마른 흙으로 덮는다.

오후 들어 다시 찾은 화훼단지는 오전과 달리 모든 주민들과 장병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손을 놀리는데 여념이 없다.

흙탕물에 범벅이 된 묘목들을 깨끗이 씻어 다시 푸른빛을 찾아주고 있었다.

신씨는 “수해를 입었을 당시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구나 하고 막막하기만 했는데 장병들이 매일같이 달려와 도움을 줘 다시 희망을 갖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곳에 대민봉사를 나왔던 공군10전투비행단 장병들이 내일부터는 부대 사정으로 더 이상 지원을 해주지 못해 주민들은 걱정이 앞선다.

지금까지 장병들의 도움의로 90%정도 복구를 마쳤지만 이직도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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