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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남아공월드컵, 남북공동 응원하자

김영선 <화성시 진안동>

남북이 2010남아공월드컵에 동반진출하게 된 것은 매우 기쁜 일이다. 이와 관련해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1974년 뮌헨월드컵 때의 일이다. 호주와 칠레 그리고 공교롭게도 동·서독이 같은 1조에 편성되어 예선에서 동독이 1:0으로 서독을 이기고 양독이 1,2위로 8강(당시 참가국은 16개국)에 올랐고 우승은 서독이었다.

동서독이 맞붙는 날 경기장은 초만원이었고 세계의 눈은 두 팀 응원에 쏠렸는데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어도 양편 독일인들은 숨소리마저 작았으며 이에 눌린 외국 관중들도 침묵을 지켰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실력이 앞선 서독팀이 패한데 대해 국내외인을 막론하고 입을 열지 않았으며, 세계 언론도 코멘트 한 구절 없었던 것은 독일인에 대한 배려에서였다.

동독은 다른 나라 경기와 관계없이 서독만을 이긴다는 결의로 신분이 확실하고 전원 기혼자로 응원단 수백 명을 뽑아 단체연습까지 시킨 후 경기 당일 버스에 분승하여 뮌헨에 도착, 달리는 차안에서 시내 관광을 마치고 바로 경기장 지정 응원석으로 가 앉았으나 서독관중은 말할 것도 없고 동독응원단도 함성은 고사하고 박수소리조차 내지 않았다고 하는 바. 이것은 분단국가로서의 수치를 세계인 앞에 보이지 않으려는 민족적 자존심이었다.

동독팀은 4강에서 실패하고 응원단은 돌아갔으나 이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짐작키 어렵지 않은데, 이 같은 행동 통일은 그 어떤 신변의 불이익을 각오하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는 결단이었다. 이러한 게르만의 단결된 저항에 슬라브는 항복했고 15년 뒤 독일은 통일했다.

남과 북은 전에도 공동응원의 경험이 있고 남아공에서도 이어질 것인데 관중들은 잘한다고 박수를 보내겠지만 우리는 그들의 속을 꿰뚫어야 한다.

초등학교 운동회처럼 우리 편 이겨라식의 공동응원을 이젠 지양하고 우리도 세련되어야 하며 멀다않고 응원차 현지를 찾아간 동포들로 하여금 율동이 아닌 자유의지에 따라 응원하도록 북과 남이 합의한다면 세계는 우리민족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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