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지난 26일만 해도 5명이나 발생해 국민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그럼에도 보건당국이 뚜렷한 예방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고위험군에 속하는 노인이나 환자는 물론 집단전염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학생들은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수능시험일이 다가오면서 수험생들 사이에선 수능대박 보단 신종플루에 걸리지 않기를 기도하는 실정이며 신종플루로 인해 학교나 학원 등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기 꺼려진다”는 보도(본보 27일자 7면)를 통해서도 학생들의 불안감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실제로 경기도내 학교 곳곳에서 신종플루 환자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내에선 지난 20일 처음으로 신종플루 확진자가 하루에 1천명을 넘어 1천215명을 기록한 뒤 꾸준히 확진자가 1천명 이상 발생, 관내 신종플루 확진자의 누계는 1천517개교에 1만2천51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각급학교에 발열 측정기, 손소독기, 세정제 등 지역교육청, 지자체, 학교 자체예산을 포함 총 41억 8천만원을 신종플루 확산 방지를 위해 투입했다고 하지만 신종플루는 더욱 창궐하는 추세다.
따라서 지금 실정에서 가장 절실한 것은 신종플루 백신 예방 접종이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 대책본부 산하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7일부터 환자와 접촉 가능성이 높은 일부 의료종사자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신종플루 예방 접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먼저 전염병 대응요원에게 첫 예방접종을 시작, 이어 11월엔 학생, 12월엔 영·유아, 임산부 등에게 접종을 실시한다는데 노인과 만성질환자, 군인 등은 내년 1월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한다. 너무 늦다. 신종플루 백신은 접종을 받은 지 열흘 이상 지나야 예방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 서둘러야 한다. 미국은 지난 24일 신종플루 확산에 따른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을 정도다. 우리는 그 정도가 아니라고 하지만 국민들은 가을 단풍여행을 자제하고 학생들의 수학여행을 취소할 정도로 불안감을 느낀다.
정부에 따르면 내년 2월까지 국내 생산 신종플루 백신은 약 2천200만~3천200만 도즈 수준으로 국가 예방접종대상자(1천716만 명) 접종에 대한 부족 우려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다행이긴 하지만 보건행정 당국은 더 서둘러 주기를 바란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접종 시기를 더 앞당겨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