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관공서의 문턱이 낮아지고 세상이 좋아지긴 했나보다. 지난달 21일부터 임산부와 영·유아들이 도서관에서 온라인으로 책 대출 신청을 하면 도서관은 택배로 집에까지 배달을 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사실 이 사업은 지난 5월부터 시범 사업으로 진행돼 왔던 것이다. 도내 공공도서관에서는 도서관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임산부와 영·유아들이 책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의 이름은 ‘내 생애 첫 도서관’으로서 이름도 참 재미있다.
이 서비스는 임신 8개월부터 자녀가 12개월이 될 때까지 최장 14개월 동안 원하는 공공도서관 소장 도서를 택배를 통해 가정에서 받아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실 이 기간은 임산부들은 집에서 나와 돌아다니기 힘든 시기다. 이에 지난 5월부터 수원, 군포, 파주 등 5개 시·군 27개 도서관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한 결과 979명의 임산부가 4천650권의 대출을 받는 등 높은 호응을 얻음에 따라 서비스를 지난달 21일부터 경기도내 12개 시군의 62개 도서관으로 확대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인터넷이 발달하고 젊은 세대가 영상문화를 선호함으로써 독서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편리하더라도 독서의 중요성은 그것을 뛰어 넘는다. 우리가 같은 작품을 책으로 읽는 것과 텔레비전이나 영화 등을 통해 보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매체의 변화 역시 문자에 대한 이해, 즉 ‘문식성’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독서의 중요성은 변함없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지식 정보화 사회에 효과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전문화되고 복잡한 내용을 담고 있는 글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오히려 독서의 중요성은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개인이나 국가를 위해 독서는 중요하지만 그 많은 책을 다 구입할 수는 없다. 이래서 도서관이 있는 것이다. 특히 몸을 함부로 움직여서는 안 되는 임산부들은 출산과 육아에 대한 정보가 담긴 책과 자녀에게 읽어줄 동화책 등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이 서비스는 원하는 책을 경제적인 부담감과 이동의 불편함 없이 볼 수 있어 박수를 받을 만한 제도다. 아직은 도내 12개 시군의 62개 도서관에서만 운영되고 있지만 머지않아 전체 도서관으로 확대될 것으로 믿는다. 경기도는 이미 장애인을 위한 ‘두루두루’ 책 배달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는데 이런 배려들이야 말로 선진문화국가를 만드는 자양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