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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진가 김건식씨의 화성사랑

김건식씨는 사진작가다. 하지만 그는 대학의 사진학과를 나온 것도 아니고 대단한 스승 밑에서 정식으로 사진을 배우지 못했다. 어린 시절 몸이 아파 학교에 나가지 못하고 있을 때 부모님이 사준 작은 필름 카메라로 주변의 꽃이며 풍경을 찍은 것이 계기가 돼 평생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못하게 됐다고 한다.(본보 4일자 23면 보도) 그가 식물을 전공하고 환경부문에서 일해 온 것은 어쩌면 어렸을 때 식물과 가까이 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는 최근 몇 년 전부터 세계문화유산 화성에 깊이 심취해 있다.

자신이 찍은 사진 한 장 한 장을 모아 또 다른 화성을 축성하고 있는 것이다. 흡사 215년 전 화성 성역에 참여했던 석수장인과 벽돌장인, 기와장인들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돌과 벽돌을 쌓고 기와를 놓아 화성을 완성해 나갔듯이 그는 자신의 사진으로 새로운 화성성곽을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작품은 결코 쉽게 이뤄지는 게 아니다. 김건식씨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장 한장 화성의 성돌 쌓듯 작은 사진을 붙여 한 장의 새로운 화성을 표현해 내 사진에서 200여 년 전 그때의 감동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작품은 콜라주기법으로 제작되는데 미리 찍은 사진을 보고 스케치를 하고 그 위에 작은 사진들을 색깔별로 붙인다. 따라서 수많은 사진들이 필요하게 되는데 그에 따르면 첫 작품 때는 무려 2천여장의 사진이 들어갔다고 한다. 때문에 제작기간도 길고 정성도 몇 곱절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5월에 열린 그의 초대전에 출품된 대형 작품의 경우 그가 촬영한 7만장의 화성사진 중 2만 컷의 사진을 골라내 만들었는데 무려 2만5천 번의 손길이 들어갔다고 했다.

그가 이런 작업을 하는 이유는 화성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수원사람은 아니지만 사단법인 화성연구회에 가입해 꾸준히 화성을 공부하고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또 몸이 불편한 가운데도 수원역사박물관과 화성박물관에서 방문객에게 화성의 역사와 안내를 하는 자원봉사를 하는 한편 초등학교 방문교사로서 강연을 하는 등 누구보다 열심히 화성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시흥시 시화에 거주하면서 보통 1주일에 4번은 수원화성을 방문할 정도로 열심인 그의 꿈은 화성 전체를 담은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것이다. 그의 희망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그의 작품은 수원화성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가 될 것이다. 김씨처럼 자신의 작업에 긍지를 느끼고 천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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