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방부는 2011년부터 여성 지원보병제 도입을 검토 중임을 밝혔다. 이같은 구상은 남성 입대 자원이 감소하고 있는데 따른 병력 보충책의 일환이다.
현재 우리 군에는 여군 장교·부사관을 합쳐 5560명이 복무 중인데 이는 전체 병력의 3%에 불과하다. 국방부는 내년에 6340명, 2015년 8853명, 2020년에는 전체 군 병력의 5.6%인 1만 1606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양성 평등 사회가 된지 오래다.
예전엔 남성 만이 할 수 있었던 분야가 따로 있었지만 이젠 거의 없다. 따라서 여군 지원병제 도입을 이상하다거나 엉뚱한 발상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다만 지원제를 통해 병사로 입대시켰을 때 남성과 다른 자는 곳, 입는 것, 쓰는 것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와 남성과 동등한 군무 수행이 가능할지의 문제점이 선결 과제로 남는다. 우리나라 여군은 1950년 9월 6일 발족한 여자의용군교육대가 원조다.
당시의 여군 임무는 전투를 하는 남성 장병의 뒷바라지가 전부였으나, 일부 여군은 남성과 함께 참전해 적과 싸우다 2명이 전사하고, 7명이 행방불명된 일까지 있었다. 1969년 12월호 ‘자유의 벗’에는 김영옥 상사와 김은자 대위와의 인터뷰 기사가 소개되고 있다.
김 상사는 딸만 여섯인 집에 태어나 군에 입대했는데 여가 시간을 활용해 1958년 신광여고를 졸업, 1962년엔 건국대학교 정치대학 법과를 졸업했고, 한편 김 대위는 성균관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미국 엘라배마주의 미 육군 여군학교에서 유학까지 하고, 군 복무 중이라는 내용이다. 김 대위는 “저는 여군에서 윗 사람을 섬기는 동시에 아랫 사람들을 거느리는 법을 배웠습니다.
또 여기서 받는 봉급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려고 하기 때문에 돈의 가치도 잘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경제 관념을 가지면 시집에서도 여러분이 좋아하시거든요.”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치고 있다.
꼭 40년 전 일이다. 당시보다는 지금의 형편이 더 좋아졌을 것이고 여군에 대한 인식과 이해도 달라졌다. 실행 여부는 두고 볼 일이지만 걱정만 할일은 아닌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