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지정한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가 고령인데다 전수 희망자가 없어서 자칫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알다시피 문화적으로 가치 있는 사물을 문화재라고 하는데 인류의 정신적 작용에 의하여 창조된 기술 또는 기술을 주요소로 하여 표현되는 고전적 연극, 무용, 음악, 공예, 미술 등이 무형 문화재로 분류된다.
현재 경기도로부터 지정받은 무형 문화재는 예능 15종, 기능 26종 등 41개 종이고, 기능보유자는 50명이다. 각 종목마다 많게는 50명, 적게는 10여명의 전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능 분야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승무, 살풀이춤, 파주 금산리 농요 등이 있고, 기능 분야에는 소목장, 대목장, 나전칠기 등이 포함되어 있다. 종목마다 형태와 양식, 의미와 성격은 제각각이지만 역사성과 예술성 면의 문화적 가치는 어느 한 가지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들이다. 따라서 우리는 기능보유자로 하여금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기능을 꾸준히 도야하는데 그치지 않고, 전수 희망자에게 오로시 전수할 수 있도록 도와 줄 책임이 있다.
그런데 오늘의 현실은 기능보유자 관리와 전수자 확보라는 두 가지 과제가 모두 절망적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 어려움이다. 아무리 문화적 가치가 있는 문화재라도 먹고 사는 문제가 선결되지 않으면 그 실체를 보전하고, 후세에 명백을 잇기란 쉽지 않다. 기능보유자 50명 가운데 29명(58%)은 이미 65세가 넘었다. 고령화사회라고는 하지만 나이가 많아지면 기억력, 창의력, 판단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전수자 확보가 시급한데 21명(42%)은 전수자를 확보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고 한다. 전수자가 없으면 그 종목은 현재 기능보유자를 마지막으로 명맥이 끊길 수밖에 없다. 이같은 상상은 매우 불길하고 끔찍 스럽지만 확실한 대책이 없다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현재 지자체는 기능보유자에게 연간 2차례의 공연 행사와 전수자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당사자는 물론 현장 사정을 충족시키기에는 태부족이라고 한다.
더 늦기 전에 도가 나설 때가 됐다. 우선 예산 확보부터 해야할 것이다. 기능보유자에 대한 최소한의 품위유지비와 활동비, 전수자 공모와 상식선의 처우, 기능보유자가 생산하는 상품과 예술행위에 대한 판로와 활동무대를 넓혀주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명맥이 끊기고 나서 후회하지 않으려면 오늘의 부담은 극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