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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부도 공공하수처리장 준공을 보며

화성시 제부도는 참으로 아름다운 섬이었다. 썰물이 되면 바다가 감춰뒀던 길이 드러나고 저녁 무렵이면 촛대바위와 백사장을 물들이며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낙조가 가히 환상적이었다. 바닷가 옆 밭에는 옛날 왕에게 진상됐다는 땅콩이 해풍을 맞으며 잘 자라고 갯벌에서는 어패류가 풍성했다. 서편 바다 모래톱 위에는 해송이 그림처럼 아름다웠고 피서객들은 솔 숲 아래 천막을 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야말로 무공해의 섬이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섬 가운데 산에 봉수가 설치돼있는 역사적인 지역이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제부도는 청정한 자연의 섬이 아니란 인식이 들기 시작했다. 제일먼저 서편 바닷가 모래톱의 해송들이 잘려나가고 우후죽순처럼 음식상가가 세워졌다. 펜션과 민박, 위락시설도 들어섰고 섬 주민들의 인심도 예전 같지 않아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바다가 죽어가기 시작했다. 서식하던 맛조개와 바지락 등 패류와 낙지, 갯벌을 뒤덮었던 밤게와 망둥이가 거짓말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 해수욕을 온 피서객들은 바닷물에 몸을 담그길 꺼려했다. 인근 시화호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상가에서 바다로 쏟아버리는 생활폐수가 관광객들의 눈에는 더 거슬렸다.

매력 만점이었던 섬이었지만 자칫하면 외면 받는 섬으로 전락할뻔 했었던 제부도에 좋은 일이 생겼다. 섬의 각종 생활 폐수를 처리할 ‘제부도 공공하수처리장 준공식’이 최근 현지에서 개최됐다는 소식이다. 지난해 1월 공사에 착공, 이달 중순에 준공된 제부공공하수처리장은 지하2층, 지상2층의 연면적 976㎡ 규모로서, 1일 800톤의 하수를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잔여부지에는 풋살경기장, 게이트볼장과 공원 등 부대시설을 조성했고 외관은 제부도 바닷가의 이미지와 잘 어울릴 수 있도록 파도물결을 형상화하여 나타낸 것이 특징이다.

지금껏 제부도는 개별오수처리시설로 하수를 처리해왔다. 그러나 이 방식으로는 매년 증가하는 하수 발생량의 처리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하수처리장의 가동으로 제부도에 거주하는 360여 가구의 주민 생활환경뿐만 아니라 제부도를 찾는 150만명의 관광객들에게 아름답고 청정한 자연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본보 19일자 18면 보도) 다소 늦은 감은 있다. 진작에 공공하수처리장이 만들어졌으면 제부도 주변에 많이 서식하던 어류와 패류들이 이렇게 사라지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노력이 있으면 자연은 회복된다. 공공하수처리장 시설 준공을 보면서 예전의 청정한 섬 제부도를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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