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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푸른농촌의 일꾼이 되드립니다

결연맺은 마을 일손 도와
도시민 농촌체험 늘었으면

 

요즘 인기 있는 TV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을 보면 농촌이 참 가깝게 느껴진다. 한편에서는 촬영을 위한 일시적인 방문에 무엇이 그리 의미있을까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장기간의 벼농사 프로젝트며 수확철 일손돕기를 통해 농사짓기가 얼마나 소중한 작업인지 간접적으로나마 깨닫게 해주고 있다.

오히려 매체를 통한 대리체험이 아닌 현실 속 농촌일손돕기는 실제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대학생들에게 농촌봉사활동이 있다면 농촌진흥청에는 ‘푸른농촌 희망찾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자매결연 일손돕기 행사가 있다. 이는 소속기관별로 각 부나 과 단위로 전국의 농촌마을과 자매결연을 맺어 일손이 부족한 수확철에 현장을 방문하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는 사업이다.

국립농업과학원 기획조정과는 경기도 용인의 ‘해실리마을’을 비롯해 경남 고성의 ‘효대마을’, 충남 공주의 ‘꽃내음 스포츠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지난 9월 용인의 ‘해실리마을’에서는 고추따기를 도왔고 10월 고성의 ‘효대마을’ 방문 때에는 벼베기 작업을 도왔다. 손놀림이 빠른 농업인들이 금세 마무리했을 면적을 서툰 인력 20여 명이 매달렸으니 작업이 그렇게 능률적이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마을 어른들은 일을 맡기면서 못 미더운 눈치였다.

하지만 이내 현지 일손만 못 하더라도 쓸만하다 여기셨는지 작업 면적을 슬쩍 늘리시기도 하면서 직원들의 품을 제법 잘 활용하셨다. 직원들은 일을 도우면서도 재작업의 수고로움을 드리지나 않을까 늘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 때문에 마을 어른들의 기대가 마냥 좋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입동이 지난 제법 쌀쌀해진 지난 6일 올해 마지막 일손돕기 행사라 할 수 있는 충남 공주의 ‘꽃내음 스포츠마을’을 방문해 수세미재배지의 뒷정리를 도와드렸다. 이 시기는 대체로 한 해 농사일이 마무리되어 논밭으로 나가는 일보다 마을회관에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는 날이 잦아지는 때이다. 그래서였는지 도착하자마자 이장님은 직원들을 마을회관으로 안내했다. 이장님으로부터 여러 가지 이야기를 전해 듣는 와중에도 노래교실 시간에 맞춰 마을 아낙들이 회관으로 모여 들고 있었다. 썰렁하던 마을회관에 일순간 활기가 돌았다. 사람이 없다는 농촌이지만 그곳만은 예외인 것 같았다.

이러한 자매결연 일손돕기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농촌진흥청의 ‘푸른농촌 희망찾기’ 운동이 추구하는 바와 일치한다. 신뢰받는 농업, 찾아오는 농촌을 만들기 위한 깨끗한 농촌만들기, 안전한 농축산물 생산, 농업인의 공동체적 자립심 함양에 대한 사업 추진이 바로 그것이다.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기대하고 방문했지만 폐비닐, 농약병과 같은 농자재들이 가득하다면 오히려 실망만을 안은 채 돌아가야 할 것이다. 이에 ‘푸른농촌 희망찾기’의 우선적 추진과제가 ‘깨끗한 농촌만들기’이다.

또한, 먹을거리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달해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안전한 농축산물’ 생산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농업·농촌에 대한 신뢰를 확고히 해야 한다. 여기에 잘사는 농촌을 구현함으로써 과거 경제성장의 기반으로 여겨지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도록 ‘농업인의 공동체적 자립심 함양’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농업이 저탄소 녹색성장의 주요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꾸준한 투자를 통해 고소득 창출이 가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립농업과학원은 이러한 ‘푸른농촌 희망찾기’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책상머리 연구를 항상 경계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연구는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할 수 있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 하지 않았던가. 사실 현장연시, 시험연구 등으로 현장방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매결연 마을방문을 통해 전직원이 농촌을 경험하고 느끼도록 하고 있다. 몇 차례의 자매결연 마을방문을 통해 정부의 쌀수매 문제며 마을 축제의 허와 실을 직접 들을 수 있었고 쌀이며 고추 수확의 기쁨도 잠깐이나마 맛볼 수 있었다. 일손돕기라는 좋은 구실이 있었지만 도시에서 나고 자란 직원들은 농촌을 낯설어 했다. 아니 조금 불편해 했다. 하지만 농촌을 경험한 그들은 이제 농촌을 어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궁금해 하고 다시 한번 찾아가 보고 싶어 한다. 이런 건강한 경험을 바이러스 삼아 이웃들에게 전염시켜 보는 건 어떨까. 신뢰받는 농업, 찾아오는 농촌 만들기를 추구하는 ‘푸른농촌 희망찾기’ 캠페인의 성공 여부는 바로 우리 가까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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