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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편지의 추억

이창식 주필

정보화 시대를 맞아 컴퓨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자취를 잃어가는 것 가운데 하나가 편지다. 70년대까지만 해도 가족간, 지인간, 시민과 관청간의 통신수단은 편지가 유일했다. 편지는 반갑고 기쁜 사연, 없으니만 못한 언잖은 사연, 귀중한 문서, 연인간의 애뜻한 사연, 아무개가 아이를 낳거나, 아무개가 병사해 가세가 어려워졌다는 사연까지 편지는 인간사 전달의 매개였다. 편지가 없어지면서 빨간 우체통도 없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편지를 우체통에 넣는 사람이 없다시피하니까 없앨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우편의 시작은 신라 소지왕 9년(487) 때 사방에 우역(郵驛)을 두고 유사(有司)에 명하여 관도(官道·官信)를 다스리게 한 것이 시초였다. 고려 초에 역로(驛路)를 대·중·소로 3등분하고, 각 우역에 정호(丁戶)를 배치하여 군사 관련 문서를 전달하기 위해 현령식(懸鈴式)과 피각전송식(皮角傳送式) 제도를 이용하였다. 1274년에 마패제도가 도입되고, 조선시대에는 고려 제도를 따르다 1597년 명나라 제도를 모방하여 파발제를 도입했는데 파발은 기발(騎撥)과 보발(步撥)로 나뉘었다. 고종 때인 1884년에 서양의 우편제도를 본따 신식 우편제도를 마련했는데 홍영식이 신설한 우정국이 그것이다. 그러나 개국 첫날인 12월 4일 갑신정변이 일어나는 바람에 수포로 돌아갔다. 1895년 새로 통신국이 설치되고, 우편 사업이 재개되면서 55종의 우표를 발행하였다. 1900년 만국우편연맹에 가입했지만 1905년 ‘한일통신합동운영협정’ 체결로 일제에 그 운영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편지는 장문일수도 단문일수도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짧은 편지는 세가지다. 첫째는 일본의 사업가 오다다이조(織田大藏)가 여행 중에 아내에게 보낸 “옥이 울리지 말고, 소 살찌워라.”이고, 둘째는 기원전 47년 8월 시이저가 소아시아를 정복하고 나서 “왔노라! 봤노라! 이겼노라.”라는 승전보이며 셋째는 프랑스 소설가 빅토리유고가 출판사에 보낸 편지“?”와 출판사 사장이 보낸 답신“!”로 알려져 있다. “?”는 책이 잘 팔리는냐였고 “!”는 잘 팔린다였다. 옛적 편지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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