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축제는 대개 꽃피는 봄이나 결실을 맺는 가을철에 집중이 된다. 이는 이 계절이 가장 활동하기 좋은 기후조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로 접어들면서 올 한 해 전국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실시했던 수많은 축제들이 이제 거의 끝난 것 같다. 우리나라 축제를 보면서 항상 느끼고 있는 것이지만 각 지방을 막론하고 고만고만한 축제들이 너무 많다. ‘고만고만하다’는 것은 지역색과 특색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차별화되지 않는 축제는 지역민들과 관광객들로부터 외면받게 되고 예산낭비 논란을 불러일으키게 마련이다.
물론 축제는 한 해 동안 살아오느라 고생한 지역민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지역공동체를 더욱 굳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축제의 성공적인 결과는 지역 주민들에게 애향심을 심어주는데 그러한 요인도 장기적으로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파주시가 주최한 ‘2009 파주장단콩축제’는 성공적인 축제라고 평가받을 만하다. 파주시는 콩축제 등 농산물축제를 통해 막대한 매출을 올리며 생산적 축제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파주시는 지난 20일부터 3일간 임진각 광장에서 ‘2009 파주장단콩축제’를 개최한 바 있는데 이 행사에 90만 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했다. 물론 이들 가운데는 임진각 등 경기 북부지역 관광을 왔다가 행사장에 들른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나 90만 명이라는 방문객수는 놀랍다. 특히 이번 축제를 통해 장단콩 9천가마(1가마 70㎏, 38억 원 상당)를 판매하는 등 모두 80억 원의 농산물 판매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장단콩의 경우 5%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며, 전체 매출액도 10%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이에 앞서 지난달 17∼18일 임진각에서 열린 파주개성인삼축제에도 75만 명이 방문, 인삼 35억 원어치를 판매하는 등 모두 75억 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고 하니 연이어 성공적인 축제를 개최한 것이다.
지역축제는 지역적 특성을 살려야 한다고 앞에서 지적한 바 있는데 파주 장단콩축제는 이런 특성을 잘 살린 축제라고 평가할 수 있다. 요즘처럼 유전자 변형 식품에 대한 우려가 높은 때에 우리 고유의 토종식품을 전면에 내세워 축제를 개최한 것이 맞아 떨어졌을 것이다. 여기에 생산 농가에서 각종 농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등 관람객들이 신선하고 우수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던 것도 성공 요인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이 축제가 앞으로도 농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는 생산적 축제로 지속 발전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