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대학 갈려면 상위 3%에 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어느 광고에서는 한 여학생이 택시기사에게 상위 3%가 몰려 있는 학원가에 내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내년도 우리 경제 성장률이 3%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치도 나오고 있다. 3%는 어떤 의미를 갖는 걸까.
독일의 물리학자 겸 풍자학자인 리히텐베르크(1742~1799)가 한번은 1년치의 신문을 한데 엮어 한권의 책을 대하듯 처음부터 읽어내려갔다. 그렇게 함으로써 전체의 인상을 파악하려는 것이었다. 아마도 신문의 축쇄판을 맨 먼저 필요로한 사람이 그였을 것이다.
그는 신문을 끝까지 훑어 본 다음에 말했다. “나는 두 번 다시 이런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 수고한 보람을 찾지 못했다. 내가 얻은 것은 50%의 그릇된 희망과 47%의 그릇된 예언, 그리고 3%의 진실뿐이었다.” 리히텐베르크가 정반대로 3%의 거짓을 읽은 것인지 아니면 말그대로 3%의 진실만을 찾아냈는지는 신문 만드는 사람들이 곱씹어 봐야 할 대목이다.
화제를 바꿔본다. 가시달린 바다가재는 한번의 출산에 70만개의 유충을 낳는다. 온통 바닷속을 우윳빛으로 만들어 놓지만 그 많은 유충 가운데 단지 3%만이 살아남아 어른 바다가재가 된다고 한다. 대부분 커보지도 못하고 먹잇감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97%는 좋은 먹잇감이 되어 바다 생태계를 유지시켜 준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안타까운 3%는 인간의 이야기이다. 올해 경기도가 개최한 채용박람회에 참가한 구직자중 단 3%만이 취업에 성공했다. 경기도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 나선 도의회 송영주(여·민노당) 의원에 따르면 도는 올해 9차례에 걸쳐 채용박람회를 개최했으며, 박람회에는 기업체 496개, 구직자 1만1천600명이 참가했다. 그러나 참가 구직자 가운데 채용박람회를 통해 취업에 성공한 사람은 351명으로 3%에 불과했다. 자연생태계를 위해 먹잇감이 되는 바다가재처럼 취급되어서는 안될 위급함이 느껴진다. 여야 힘을 합쳐 경제살리는데 힘쓰지 않으면 이 97%는 절망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