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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봉황 문장

이창식 주필

우리나라 국왕은 봉황(鳳凰)을 문장(紋章)으로 즐겨 썼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역대 대통령도 봉황을 문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봉황은 고귀함과 빼어남을 상징하기 때문에 상장이나 휘장 등에도 새겨 넣는다. 봉황은 새 ‘봉(鳳)’자와 암봉황새 ‘황(凰)’자를 조합한 한자어다.

봉은 수컷을 나타내고, 황은 암컷을 뜻하지만 본래는 암수를 구분하지 않고 ‘봉’자만 사용했는데 나중에 암수를 구분하기 위해 ‘황’자를 붙혀 ‘봉황’이 된 것이라고 한다. 봉황은 상서로운 새로서 기쁜 일에는 봉자를 써서 경사스러움을 나타냈다.

예컨대 좋은 벗은 봉려(鳳侶), 아름다운 누각은 봉루(鳳樓), 피리 등의 묘음을 봉음(鳳音)이라고 한다. 봉황은 살아 있는 풀 위에 앉지 않으며 살아 움직이는 벌레는 먹지 않고, 인(仁)을 이고, 의(義)를 품으며 신(信)을 끼는 새로서 평화와 군왕을 상징한다. 그래서 역대 왕조는 궁궐을 봉황으로 장식하여 봉궐(鳳闕)이라 했고, 봉황 문장을 단 수레를 봉거(鳳車) 또는 봉여(鳳輿)라 하였다. 또 왕도를 보위하는 성을 봉성(鳳城), 궁중의 연못을 봉지(鳳池)라 불렀다. 봉황은 열 가지 동물의 장점을 두루 갖춘 새로 일컬어진다. 즉 앞모습은 기러기, 뒷모습은 기린, 턱은 제비, 입부리는 닭, 뺨은 원앙새, 몸의 무늬는 용, 꼬리는 물고기, 등은 거북, 이마는 황새, 깃털은 빨강·파랑·노랑·흰색·검정의 오색으로 되어 있어서 찬란하기 그지없다. 한마디로 성스럽고 신미로운 새라 할 수 있다. 봉황이 좋은 뜻으로만 쓰여진 것은 아니다. 건달로 이름난 김선달에게 닭을 봉이라고 속여 판 장사치가 있었다. 김선달은 짐짓 속은 체하고 그 닭을 샀다. 그리고 나서는 곧바로 관아로 달려가 닭장수의 거짓을 고해 바쳤다.

닭장수는 곤장 여러 대를 맞는 경을 쳤고, 김선달은 보상을 톡톡히 받아냈다. 이 때부터 생긴 말이 ‘봉이 김선달’이다.

봉황 문장을 배경으로 하고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역대 대통령을 보면서, 저 대통령은 봉황 문장에 어울리는 대통령인가를 생각한 국민이 한 두 사람이 아닐 것 같다. 이미지가 다를 때 엉뚱한 생각을 하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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