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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자일리톨 발효유 괜찮은가?

무가당 제품에도 당은 있다
‘충치 예방’ 현혹되지 말아야

 

“신문에 보니까 자일리톨이 들어 있는 야쿠르트가 충치를 예방한다고 해서 1살 된 저희 아이에게 조금씩 먹여 보려고 합니다. 괜찮은가요?”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질문이다.

약 10년 전 한 제과회사에서 자일리톨 성분의 껌을 생산 시판하면서 텔리비젼 광고를 하기 시작했다. 잠자기 전에 씹는 껌이란 광고때문에 국민들의 엄청난 관심을 유도했고 급기야 제과계의 신기록을 갱신하면서 최고 힛트 상품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덕분에 ‘자일리톨=충치예방’이란 등식이 일부 형성되었고 드디어 유제품 회사들이 어린이들이 먹는 발효유에 자일리톨 성분을 넣어 팔기에 이르렀다. 이래도 좋은가?

우리는 무가당 제품이면 당류가 없는 것으로 착각한다. 충치가 생기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상업주의의 요술이다. 그러나 슈크로스가 들어있지 않을 뿐 대신 과당이나 포도당이 들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착각은 우리가 넓은 의미의 당류와 좁은 의미의 설탕을 혼재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류(sugar)에는 사탕무우나 사탕수수의 원액을 정제한 설탕, 과일에 많은 5탄당인 과당, 그리고 옥수수 전분을 효소 처리하여 만든 포도당, 물엿 등이 있다. 많은 논란 끝에 새로운 식품소재로, 당류를 환원시켜 발효되지 않는 탄수화물로 만든 것이 포도당을 환원시켜 솔비톨, 맥아당을 환원시켜 말티톨, 유당(乳糖)을 환원시켜 락티톨, 설탕을 환원시켜 이소말트 그리고 목당을 환원시켜 자일리톨(xylitol)을 만들었다. 자일리톨을 상업적으로는 자작나무나 떡갈나무 등에서 얻어지는 자일란, 헤미셀룰로즈 등을 주원료로 하여 생산되고 있다. 자일리톨의 단맛은 설탕과 같다.

자일리톨은 5탄당알콜로 과일이나 인체 대사과정에 폭 넓게 포함되어지는 물질이다. 자일리톨의 감미도는 설탕과 같은 정도이고 맛의 단절은 약간 빠르다. 자일리톨 결정은 용해열이 크므로 구강 내에서 청량감을 나타낸다. 경구 섭취된 자일리톨은 일부가 소장에서 직접 흡수되어 체내에서 대사되며 일부는 대장에 도달하여 장내균총에 의해 발효된다. 자일리톨의 영양 성분으로서 유효 열량치는 3kcal/g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자일리톨 섭취는 혈당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지 않는다.

우리가 제일 관심을 가진 부분은 자일리톨의 충치예방 기전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첫째, 단맛을 내는 당분이지만 뮤탄스균에 의해 발효되지도 않고 산도 생성하지 않는다. 둘째, 침의 분비를 촉진하여 떨어진 산도를 빨리 중화시키고 치아표면에 칼슘공급을 원활히 한다. 셋째, 자일리톨 무익회로를 통해 뮤탄스균의 활성을 저하시키고 그 숫자를 감소시킨다.

자일리톨 무익회로를 다시 설명하면 뮤탄스균이 자일리톨을 설탕으로 착각하고 먹는다. 그러나 분해하지 못하고 그냥 뱉어낸다. 그리고는 다시 설탕으로 착각하고 또 먹는다. 그리고 뱉어내고... 이렇게 무익순환(無益循環)을 거듭하다가 에너지를 소비하고 퇴축된다. 연구에 의하면 한 달 가량 자일리톨을 섭취하면 뮤탄스균이 변이를 일으켜 설탕을 먹고도 분해하지 못해 산 생성이 현격히 줄어든다고 한다. 이 자일리톨의 무익회로 기전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이 잠자기 전 칫솔질을 하고 100% 자일리톨 껌을 약 3분간 씹는 것이다.

자일리톨은 일정한 기준을 충족할 때만 그 충치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즉 비발효성 당(糖)과 사용해야 하며 사용된 총 감미료 중 50% 이상이 자일리톨이어야 한다. 설탕이나 포도당, 과당 등과는 함께 사용되어서는 효과가 없다. 설탕과 자일리톨을 동시에 투여하면 뮤탄스균은 주로 설탕을 선택해 산과 글루칸(glucan)을 생성해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이들 유제품업체에서 생산하고 있는 제품들은 발효성 당질인 과당이나 포도당으로 단 맛을 내고도 설탕은 넣지 않았다고 주장하거나, 소량의 자일리톨(200mg, 전체 감미료 중 2%)을 첨가하고는 마치 충치 유발이 안 되는 제품인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큰일이다. 충치 걱정에 발효유 먹이기를 꺼리던 어머니들이 광고에 현혹되어 젖병에 발효유를 넣어 물리는 순간 아이들은 충치의 고통 속으로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섬유소가 많고 신선한 좋은 음식, 올바른 이 닦기, 실란트, 치아 표면을 튼튼하게 해주는 불소, 그리고 자일리톨이 충치와 싸울 무기라면 아이들에게 물려줄 충치 없는 세상 만들기는 정부와 치과의료인 그리고 우리 기성세대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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