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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일을 여는 책방’ 프로젝트에 갈채를

“뒤에서 보고 옆에서 보고 정면에서 보고 빙 둘러 보기도 하고 도로에서도 보고 길 건너서 바라보기도 하고 공연장에 앉아서 보고 피크닉 테이블에 앉아서 보기도 하고. 놀이터에 올라가서 보기도 하고 들어오는 입구에서 보기도 하고. 가까이 빼꼼이 들여다보기도 하고 옆 공원 벤치에서 앉아서 보기도 하고 자꾸 자꾸 보았다. 내 눈총에 많이 닳았겠다.” 이 글은 시흥에 사는 주민이 인터넷에 올린 글의 일부이다. 주민을 이토록 감동시킨 것은 다름 아닌 작은 도서관(시흥시 하상동 공원 ‘맹꽁이 책방’)이다. 그것도 컨테이너를 개조해서 만든.

이 프로젝트는 경기도미술관에서 처음 소개되었던 작가 배영환 씨의 ‘컨테이너 라이브러리 프로젝트’로부터 비롯됐다. 말 그대로 컨테이너를 공공미술작가 배영환 씨가 개조해 꾸며 놓은 것으로 언제 어디서나 이동이 가능한 컨테이너 도서관을 경기도내 소외지역에 만들어 준다. 그러니 많은 건축비용이 필요 없고 장소도 공원이나 길가 등 손쉽게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을 선정할 수 있다. 특히 컨테이너의 철판벽면 일부를 강화유리로 바꿔 밖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는 등 아름답기까지 하다.

도서관 내부에는 책장과 책상, 의자 그리고 스크린과 냉난방 시설이 설치되어 4계절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문화적 기반 시설이 미비한 산간지역이나 문화소외지구에 이동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작지만 아름다운 도서관은 경기문화재단이 경기도내 지역의 공동체와 손을 잡고 설치하는 것으로 지난 25일 남한산성 정보화센터 옆 부지에 ‘남한산성 솔바람 책방’ 개원식을 가짐으로서 모두 5개로 늘어났다. 이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려주는 기능만을 하지 않는다. 마을의 사랑방이자 쉼터이고 공부방이며, 놀이터가 되는 등 지역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역커뮤니티의 주체들이 직접 운영함으로써 주민의 자발성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냈다는 것도 칭찬받을 일이다.

공사 현장에나 어울릴 듯한 화물용 컨테이너가 한 예술가의 상상력에 의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태어났다. 작가 배영환 씨와 경기문화재단에 갈채를 보내며 앞으로 전국 방방곡곡 깊은 산골 오지나 낙도 등 사람이 살고 있는 모든 마을마다 이런 작고 아름다운 도서관이 들어서길 바란다. 책을 읽는 국민들이 많은 나라의 내일은 밝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 공간은 마을주민들의 공동체를 더욱 단단하게 해주고 ‘우리 마을에도 도서관이 있다’는 자부심을 심어줌으로써 집단 에너지를 발산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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