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는 국가의 동맥이면서 또한 국민의 발이다. 국민을 볼모로한 철도노조의 파업은 전후사정이 어찌 되었든지 비난받아 마땅하다. 수많은 사람들의 출퇴근과 등하교를 책임지고 시멘트와 무연탄 등의 물류 수송과 수출입 화물의 적기 운반을 담당하는 등 역할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러한 철도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노사가 자기 주장만 하며 평행선을 달려서는 안된다.
화물열차 운행중단으로 무연탄 공급이 줄어 수요가 많은 전주의 연탄공장들은 재고 감소로 비상이 걸렸고 국가기간산업과 관련된 재료를 생산하는 여수산업단지의 한 화학공장은 주 원료인 프로필렌의 재고가 바닥날 전망이라고 한다. 수도권 물류기지인 의왕내륙 컨테이너기지의 컨테이너화차 운행률이 떨어져 화물운송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고 새마을·무궁화 등 일부 여객열차의 운행율이 평균 60%대로 떨어지면서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철도노조의 이번 파업은 노사간의 임금 및 단체협약 핵심사항에 대한 시각차이와 교섭방식을 둘러싼 갈등, 상호 불신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노조는 공사측이 정년연장 없는 임금피크제와 비연고지 전출 허용 등 임금 및 단협 개악안을 추구한다며 이는 합리적 변경이나 개선이 아니라 노조 무력화라고 주장한다.
공사측은 노조가 지나치게 많은 전임자의 축소와 고통분담차원의 임금동결 등에 반대하며 잘못된 관행을 유지하려 하고 해고자의 무조건 원직복직 등 부당한 요구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공사측은 파업철회와 실무교섭 우선을 내세우는 반면 노조측은 교섭을 먼저 하되 사장이 참석하는 본교섭을 하자며 대립하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가 나아진 듯해도 두바이 파문 등 세계상황에 돌아보면 한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안정적인 평생직장으로 현 상태에서도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곳이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다. 노사가 지체없이 얼굴을 맞대고 대화와 협상으로 속히 문제를 타결해 더 이상 국민과 경제를 힘들게 하지 말아야 한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국민의 발을 묶고 벌이는 파업은 온당하지 못하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 근근히 살아가는 수많은 자영업자와 노조가 결성되지 않은 중소기업에서 어렵사리 생활하는 노동자들의 애환을 생각해 보면 철도노조는 충분한 편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