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미는 예부터 질이 좋고 맛이 있기로 유명하다. 그중에서 이천과 여주에서 생산되는 쌀은 특급품으로 꼽힌다. 이 지역에서는 자채쌀이라고 하는 독특한 품종의 쌀도 있어서 옛날 임금님의 수랏상에 오르기도 했다. 요즘은 화성 남양 간척지에서 생산되는 쌀도 밥맛이 좋고 알칼리 성분이 많아 경기미 중 우수한 미질을 자랑하고 있다. 김포쌀도 명성이 나 있다. 김포 통진면 가현리에서 약 4010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탄화미(炭化米)가 발견되기도 해 우리나라 농경문화의 근원지이자 경기미의 본향이 아닐까 하는 추측도 가능케 한다. 한마디로 경기도는 맛있고 품질이 우수한 쌀을 생산하기 위한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전국에서 알아주는 경기미도 재고량 증가 등으로 가격이 하락,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에 따르면 올해 도내에서 생산된 쌀은 모두 50만2천잨이라??한다. 이 가운데 정부와 농협 등이 수매한 양이 27만여잨이??나머지 23만여잨??각 농가에서 자가소비 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에 경기도가 쌀 생산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내년 8월말까지 올해 수매된 경기미를 전량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한다. 수매가 안 된 23만여잨??쌀은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재고량을 낮추는 것도 급선무일 것이다.
도는 우선 도내 공무원, 농협 직원, 산하단체 및 기관 직원 등 6만1천여명을 대상으로 경기미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직원 38만여명을 대상으로도 경기미 판촉활동을 벌여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각 시·군에 경기미 사용 우수 음식업소를 지정해 소비시키고 경기미 인증 떡 생산·판매 업소를 확대하며 막걸리 생산업체에도 경기미 사용을 권장하는 등 쌀 가공산업을 육성해 쌀소비를 유도하기로 했다고 한다. 또 중·대형 마트의 경기미 판매를 적극 유도하고, 경기사이버장터, 직거래장터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쌀값 하락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농민들을 위해 관공서가 적극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차제에 전국적 판촉을 확산시키고 외국 수출에도 노력해 달라는 부탁을 하고 싶다. 이미 이천, 평택, 용인, 연천 등 몇 군데 지자체에서 외국에 시장개척에 나서 수출을 하고 있거나 추진 중이라고 한다. 아직은 수출되는 양이 적지만 도가 앞에 나서서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해나간다면 수출지역도 확대되고 양도 증가되어 농민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