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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토종을 보존하자

홍석화라는 사람이 있다. 서울대 치의예과를 다녔지만 졸업을 못했다. 아니 안했는지 모른다. 대신 그는 한국의 토종을 연구하고 있다. 그래서 홍석화라는 이름 앞엔 ‘토종’이라는 이름이 하나 더 붙는다.

그는 ‘한국의 토종 101가지’라는 동식물도감을 펴냈다. 야생꽃을 공부한 결과물이다. 그는 동식물의 종자문제 심각성을 각성한 영국이 제국시대 식민국가의 ‘토종’을 채취해 미국보다 여전히 종자 분야에서 우위를 확보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 이 땅의 토종 먹을거리를 찾아 나섰다. ‘한국의 토종기행’이란 책과 ‘토종문화와 모듬살이’ 책은 한국의 토종에 대한 그의 애정을 보여준다. ‘청산에 살어리랏다’란 소설을 내기도 했다.

토종은 우리 대한민국의 자연과 선조가 물려준 가장 큰 유산 중 하나이다. 토종은 헤아릴 수 없는 무궁한 세월 동안 우리나라의 기후와 환경에 적응하면서 진화되고 퇴화됐다. 자연적, 또는 인위적인 여건에 의해 오늘날까지 우리 땅 우리 기후에 잘 맞는 전통식물로 정착해왔다. 그런데 최근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수천만 년 동안 우리 산야에서 자생하거나 수천 년 동안 농가에서 재배해 온 토종이 사라졌다. 육성품종 또는 외래종의 도입 때문이다. 특히 농가에서는 재래종이 극심하게 소멸돼 왔다.

한 조사에 따르면 1985년에 비하여 1993년에는 29.3% 또 2000년에는 13.8%의 토종작물의 품종만이 재배되고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 토종의 보존은 우리 자연을 살리는 길일 뿐만 아니라 우리 농업을 국제 경쟁력이 있는 농업으로 육성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급속한 산업화, 경제성장에만 집착한 나머지 토종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했다. 지금이라도 우리는 우리 종자의 소중함을 깨닫고 지켜가야 한다. 다행히 최근 토종의 중요성을 깨닫고 선진국에서 수집해간 한국의 토종자원을 재도입해 오고 있다.

농진청은 지금까지 미국, 일본, 독일 등으로부터 4천422점을 돌려받았다고 한다. 특히 최근 독일의 식물유전자원연구소가 보유하고 있었던 ‘개성배추’ 종자를 반환받아 증식에 성공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개성배추는 보쌈김치 원조 재료이자 우리의 토종자원이다. 20세기 초 한국 최고의 채소로 한국 전역에서 재배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해방 이후 1대 잡종 배추의 보급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던 전설 속의 배추라는 것이다. 농진청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토종 살리기에 더욱 노력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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