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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장기기증 분위기 연말을 달군다

장기기증은 생명의 재탄생과도 같다.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에게 장기를 기증한다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일생일대의 선물이다. 장기기증은 두렵고 어려울 것만 같지만 의지만 있다면 꼭 그렇지도 않다.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사랑이 충만한 사회가 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올해 장기기증 신청자가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고 한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올들어 11월말까지 전국의 병원과 공인 장기기증등록단체에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이름을 올린 희망자수가 17만7천여명으로 집계됐다는 것이다.(본보 12월 7일자 1면 보도)

이는 지난해 전체 서약자 7만3천여명과 비교해 볼 때 11개월만에 2.4배로 늘어난 수치다. 연말에다 성탄절까지 끼어있는 12월의 신청자까지 집계하게 되면 올해 장기기증 희망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장기기증 운동이 우리 사회에 정착돼 가는 것 같아 반갑기 짝이 없다.

올해 장기기증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 2월 선종(善終)한 고 김수환 추기경의 덕분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김 추기경이 당시 앞 못 보는 이에게 빛을 보여주고 싶다며 각막을 기증하자 그의 아낌없이 나눠주는 삶은 우리 사회에 커다란 감동을 일으켰고 이에 종교계와 민간단체 등에서도 장기기증 운동에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김 추기경의 기증 소식이 처음 전해진 지난 2월 말에는 일부 장기이식 등록기관에 평소보다 20~30배나 많은 인터넷 예약이 접수되는 등 장기기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한 개인의 모범이 사회 전체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하지만 모처럼 불지펴진 장기기증 분위기를 유지발전시켜 나가려면 장기기증 희망자들의 관리 등 세심한 후속조치가 보완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국립의료원이 최근 실시한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약 40%가 장기기증 의향을 갖고는 있으나 실제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한 경우는 6.5%에 그쳤는데 그 이유의 상당부분이 등록하는 곳을 모르거나 방법이 복잡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장기기증 희망을 등록한 사람들의 경우도 56%가 등록기관 등으로부터 별도의 전화연락이나 소식지 등을 통해 사후관리를 전혀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참으로 한심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자신들에게 이식될 장기를 간절하게 기다리는 이들의 희망이 꺾이지 않도록 장기기증을 받는 경로를 다양화하는 한편 이에 대한 홍보와 상담, 등록자의 사후관리 등에 허점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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