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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주객의 품계

이창식 주필

“감기 치료제가 아닌 모든 약 가운데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은 술이다” 제리 베일의 술 예찬론이다. “건강을 위한 축배는 질병을 위한 축배다” T.데커의 술 해악론이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술자리가 늘어 나고 있다. 술을 많이 마시는 데는 까닭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희(喜), 노(怒), 애(哀), 락(樂) 가운데 하나이거나, 전부가 아닐까. 술은 인간의 역사와 늘 같이 했다. 찬양과 비난도 공존했다. H.알드리치는 술을 마시는 다섯 가지 이유로 “술은 좋으니까, 친구가 옆에 있으니까, 목이 마르니까, 곧 목이 마르는 것을 막기 위해, 그리고 아무 이유나 다 좋은 것이다”라고 했지만 맹자는 “다섯 가지 불효는 게으름 때문에, 도박과 술 때문에, 재산과 처자에 대한 애착 때문에 부모를 돌보지 않은 것, 쾌락과 바람으로 부모를 욕되게 하는 것, 싸움을 일삼아 부모를 불안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파스퇴르는 “모든 음료 가운데 술이 가장 위생적이고 건강에 가장 유익하다”고 했지만, 세익스피어는 “한 잔 마시면 바보가 되고, 다음 잔은 미치게 하고, 그 다음엔 익사하게 한다”고 경고했다.

술을 마시고 안 마시고는 전적으로 당사자 선택이다. 아홉가지 주객 품계는 이렇다. 9급 不酒(불주·아주 못 마시지는 않지만 안 마시는 자), 8급 外酒(외주·술은 마시되 겁내는 자), 7급 憫酒(민주·취하는 것을 민망하게 여기는 자), 6급 隱酒(은주·돈이 아까워 숨어서 마시는 자), 5급 商酒(상주·잇속이 있을 때만 마시는 자), 4급 邑酒(읍주·성생활을 위해 마시는 자), 3급 睡酒(수주·잠을 자기 위해 마시는 자), 2급 飯酒(반주·밥맛을 돕기 위해 마시는 자), 1급 學酒(학주·술의 진경을 배우기 위해 마시는 자) 이름하여 주졸(酒卒)이다. 음주를 금기로한 성경에도 “기분좋게 술을 마셔라.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인생을 즐겨라” 하였다.(전도서 9:7) 비난받아야할 것은 음주가 아니라 과음이다. 조선의 실학자이면서 소설가인 박지원은 말했다.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은 술잔을 들기 위해서다” 술잔을 드느냐 안 드느냐가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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