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은 올 한해를 축약하는 사자성어로 먹고살 걱정이라는 뜻의 ‘구복지루(口腹之累)’를 선택했다. 취업포털 커리어는 최근 직장인 1천8명을 대상으로 올 한해 직장생활을 축약한 사자성어를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21.6%가 ‘구복지루’를 답했고 그 다음으로는 매사진선(每事盡善·모든 일에 최선을 다함) 17.9%, 동상이몽(同床異夢·겉과 달리 속으로는 딴생각을 함) 16.3%, 권토중래(捲土重來·실패 후 힘을 회복해 재기함) 10.1%, 침과대단(枕戈待旦·긴장을 풀지 않고 늘 전투태세를 갖춤) 8.7% 등이 있었다.
새해 소망, 결심을 표현한 사자성어로는 만사형통(萬事亨通·일이 순탄하게 진행함)이 24.7%로 가장 많았고 수불석권(手不釋卷·늘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음) 16.7%, 일취월장(日就月將·나날이 발전함) 14.2%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구직자 667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사자성어에 대해 물어본 결과 ‘아무리 구하고자 해도 얻지 못한다’는 뜻의 ‘구지부득(求之不得)’이 38.5%로 1위를 차지했다.
각종 경제지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내년 경제성장치가 4.5%로 예상되는 등 경제사정이 나아진다고는 하지만 피부로 느끼는 서민경제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듯 하다. 정부의 예상대로라면 내년 하반기에 가서야 서민경제도 어느 정도 숨통을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고 보면 당분간 서민들은 먹고 사는 걱정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정부는 베이붐 세대인 1955년 이후 1963년도에 태어난 세대들에 대한 정년연장을 추진한다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아예 이 기회에 정년연장을 법제화하자는 의견도 분분하다. 연구기관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노년을 아무 걱정 없이 보낼려면 정년퇴직 시점에서 4억~5억원은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베이붐세대는 뒤 돌아볼 겨를도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억척스럽고 외로운 세대들인다. 이들에게 먹고사는 문제는 앞에놓인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먹고살 걱정이라는 뜻을 가진 ‘구복지루’는 세대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적용된다고는 하지만 삶의 질은 아예 생각해볼 겨를도 없다는 현실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