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성은 화성시 서신면 상안리에 있는 둘레 1천200m의 산성으로, 당항성이라고도 한다. 사적 제217호로써 백제시대에 테뫼형 산성이 축조된 후 신라시대 때 복합형 산성으로 축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곳은 신라가 황해를 통해 중국과 교통했던 중요한 출입구 구실을 하였다. 당성은 고대 시대 때 대표적인 대 중국 교역항이자 해군 군사기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곳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불교의 성사(聖師)라고 일컬어지는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가 깨달음을 얻은 장소로 알려지고 있다.
원효대사는 661년 의상과 두 번째 유학길을 떠나 당성에 이르러 날이 저물자 무덤가에서 잠을 자다가 잠결에 목이 말라 머리맡의 해골바가지에 담긴 물을 마신 후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음을 크게 깨닫고 혼자 돌아온다. 이미 알다시비 원효대사는 한국의 불교사상 큰 발자취를 남긴, 가장 위대한 고승의 한 사람으로 추앙되고 있다.
지난 2007년 6월 8일 수원대학교에서 열린 ‘당성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학술회의(화성시, 화성문화원, 해외민족연구소 공동 주최)에서 중앙대 역사학과 진성규 교수가 문헌 기록과 대중 교역현황 분석 등을 통해 원효대사가 깨달음을 얻은 장소가 화성시 서신면 상안리의 당성(唐城) 일대라고 발표한 바 있다. 중요한 얘기는 그 다음부터다. 진 교수는 “오늘날 당성이야말로 원효로 하여금 한국불교의 철학적 체계를 완성하고 불교대중화의 기치를 올리게 한 위대한 출발점이다”라고 말했던 것이다. 이 학술회의가 열린지 2년6개월이 지났다. 화성시와 경기도는 지금까지 큰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마디로 당성은 호국 유적이기도 하지만 원효대사라는 걸출한 성사가 깨달음을 얻은 우리나라 최고의 불교 성지이기도 한 것이다. 이곳이 불교 성지로 조성되면 수많은 국내외 불교신자와 관광객들이 몰려들게 된다. 특히 인근에는 썰물 때면 길이 드러나는 천혜의 관광자원인 제부도와 궁평리가 있고 포도, 해산물 등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따라서 이런 자원들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물론 ‘불교성지’라는 홍보만 가지고는 안된다. 웰빙시대를 맞아 인기를 끌고 있는 사찰음식을 먹을 수 있는 사찰음식단지와 원효대사의 깨달음을 체험할 수 있는 수행센터 등 기반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경기도와 화성시는 이제라도 당성의 불교성역화 사업을 추진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