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또다시 ‘독도’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가와바다다쯔오(川端達夫) 문부과학상은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명)는 우리 고유 영토로서 정당하게 인식시키는 것에 어떤 변화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날 공식 발표된 고등학교 지리·역사 과목 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을 뿐 예전의 주장과 다를 바 없었다. 왜 직접적인 표현을 쓰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한국 측을 배려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나라의 교육은 우리나라가 책임진다”고 했다. 내년이면 일본이 대한제국을 강제 병탄한 지 100주년이 된다. 내년에 해도 늦지 않을 해설서 내용 발표를 애둘러 한 까닭이 여기 숨어 있다. 장기 집권한 자민당을 물리치고 60년 만에 집권한 하토야마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취임초 과거사 문제를 사과하고 양국의 동반자 관계 심화를 다짐한 바 있다. 그의 유화적 제스처는 두 나라 사이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였다. 특히 독도문제에 관한한 종래의 입장과 달라질지도 모르겠다는 관측도 낳게 했다. 하지만 기대 자체가 성급했다. 일본은 1905년 시마네현(島根縣) 고시 40호를 통해 독도를 다케시마로 개칭, 시마네현에 편입시키고 1906년 4월 8일 울릉도 군수 심흥택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우리 정부는 이미 ‘한일의정서’에 의해 주권을 잃은 터라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이는 인간의 입을 틀어막고, 말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1952년 이승만 대통령이 ‘인접해양의 주권에 관한 대통령 선언’을 선포하자 1월 24일 일본 외무성은 각서를 통해 이에 항의했는데 이때부터 독도는 영토분쟁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시게이에도시노리(重家俊範) 주한 일본대사를 불러 업중항의했고,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일본 정부가 어떤 주장을 하든지 관계 없이 한·일간에는 영토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일본은 아무리 잘 봐 주려해도 곱게 봐줄 수 없는 얄미운 나라다. 억지가 통하는 세상이 이미 지난 것을 모르는 것은 일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