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아랍에미리트)에 사상 처음으로 400억달러(약 47조원) 규모의 국내 원전을 수출하는데 성공한데 이어 같은 중동국가인 터키에도 200억달러(1기당 50억 달러 상당) 수준의 대규모 원전을 수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한국이 원전 선진국으로 발돋움 해 세계시장을 석권해 갈 날도 머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은 단일 사업으로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플랜트 수출이고, 한국형 원자력발전소를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하는 쾌거다.
최근 요르단 정부가 발주한 5MW급 연구용 원자로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데 이은 한국형 원자력발전소의 첫 수출은 국내 원자력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음을 확인하는 증거이다.
이 프로젝트는 1천400MW급 한국형 원전 4기의 설계ㆍ건설은 물론 준공 후 운영 지원, 연료 공급을 포함하는 초대형 원전 플랜트 일괄 수출 계약이다. 발전소의 설계ㆍ구매ㆍ시공, 시운전 등 건설 부문 계약액만 약 200억달러로 중형 승용차 100만대 또는 30만t급 초대형 유조선 180척을 수출하는 금액과 맞먹고, 건설기간 10년 간 11만명에 달하는 신규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1978년 미국 기술에 의해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를 처음 가동한 지 30여년 만에 한국형 원자력발전소를 처음 수출하게 된 한국은 원자력 수입국에서 원자력 수출국으로 거듭 나게 됐다.
이번 원전 수주의 성공은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우리나라에 원자력기술을 전수한 선진국과의 경쟁을 이기고 따냈다는 점에서 과학기술력뿐만 아니라 외교력, 협상력이 뒷받침된 승리다.
취임 후 에너지 외교와 녹색성장을 주창해온 이명박 대통령은 이 프로젝트의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로 날아가 사실상 1박3일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멋진 마무리를 했다. 한국형 원전의 첫 해외 수출 달성은 이 대통령이 추구해온 ‘세일즈 외교’의 결정판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같은 실용 외교 스타일은 전임 대통령들과는 다소 차별화되는 것으로, 오랜 세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했던 이 대통령의 ‘비즈니스 본능’이 낳은 산물이라는 평가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 꼬일 대로 꼬인 국내 정치에 시원스럽게 한방 먹인 효과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