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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은어(隱語)

이창식 주필

10대들의 욕·비속어가 날로 험상궂어지고 있다. 일반의 상식으로는 입에 올릴 수 없는 욕을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한다. 10대들은 “친구끼리니까 쓸 수 있고, 친한 친구끼리는 욕을 더 자주 한다”며 당연시 한다. 한 교육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10대들 대화 가운데 욕설·비속어 혼합률이 50~70%가 넘고, 남녀의 구별이 별로 없었다고 한다. 장소도 구애받지 않는다.

누가 있거나 말거나 쏟아낸다. 고운말, 바른말이 욕, 비속어, 은어에 점령 당한 것이다. 걱정되지만 바로 잡을 방법은 당장 없어 보인다. 심리학자는 성인이 되면 교정될 것이라고 하지만 세 살적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는데 나아질지 의문이다. 은어는 욕설·비속어와 다르다. 은어가 발달된 집단은 무당사회였다. 무당들은 일반인이 있는 데서만 은어를 쓰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이 없을 때도 은어를 사용한다. 그들은 일반인을 모짜 또는 비개비라 하고, 무당끼리를 ‘동관’ 또는 ‘동관내’라고 한다.

신체에 관한 은어로 쪽(얼굴), 여러냥(눈), 깨집(코), 홍새집(코), 피새집(입), 지우리(귀), 석거리(머리), 시랭이(손), 디딤(발), 비둘기통(유방), 봉이(배), 좌살(이), 설짱(키), 설(생명), 섬(목소리), 멋(똥), 몸두리(월경), 초(눈꼽), 앵두(눈물), 따다(배설), 식다(죽다) 식이다.

음식에 관한 것으로는 서삼(밥·죽), 봉탱이(보리밥), 쪼치개(반찬), 사지(고기), 충이(닭), 이(쇠고기), 배개미(쌀), 탈(술), 소짜(소주), 푸시게(담배), 까리(현미), 닦다(먹다·마시다), 초리다(배고프다)라고 한다. 계산에 관한 것으로는 배미(돈), 원배미(원금), 잔배미(별비), 겉돈(잔돈), 한발(1), 반되(50전), 섬(몫의 돈), 석거리(우두머리가 가지는 돈), 이도리(돈), 비질(구경꾼에게 돈을 거두다), 원맥(총액), 꼬쟁이섬(균분법), 대봉(10만원)이라 하고, 성 유희에 관한 것으로는 추남(잠), 추남붙다(성교·결혼), 좀씨죽음쌔(성교하는 소리), 서서(성교하러 들어감) 등이 있다. 감정에 관한 것으로는 점(좋다), 일점(아주 좋다), 타조(좋다), 소사(나쁘다), 간지다(많다·강하다), 박토(정말), 능가리(멍청이), 졸지다(작다), 노재다(놀라다), 짜일리다(재다, 망설이다)로 다양하다.

따져보면 욕이 아니라 해학에 가깝다. 은어가 친근감을 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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