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아름답고 기특한 학생들이다. 이런 학생들이 있기에 지역사회와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다. 이들의 마음과 행동은 어른들에게도 귀감이 된다.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이 겨울 방학을 맞은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배워서 남 주자! 햇살 공부방’에서 무료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수원여자고등학교 ‘학생선생님’ 22명에 대한 이야기다. 이런 발상을 한 행궁동 주민센터 공직자들의 마인드로 칭찬해줄만하고 이 프로그램에 기꺼이 동참해 준 ‘학생선생님’들도 대견하다.
‘배워서 남 주자! 햇살 공부방’은 방학을 맞이하여 학생들이 자원봉사로 행궁동 관내 저소득층 초·중학생에게 1:1로 학습지도를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공부방은 방학을 맞았지만 가정 형편상 학원에 갈 수 없는 아이들을 동 주민센터로 불러 학습지도를 해줌으로써 학습능력도 증진시키고 건전한 방학을 보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이미 지난해 여름방학 때도 각각 16명의 ‘학생선생님’과 학생들이 한 달 동안 공부를 했다. 1:1로 직접 지도를 해주다 보니 취약한 과목을 집중적으로 보충할 수 있고 또 ‘학생선생님’과 학생들의 나이 차이도 많지 않아 친근하게 수업을 진행, 학습 효과가 크다고 한다.
성적이 상위 5%인 우수학생들로 구성돼 있는 ‘학생선생님’들에게도 햇살 공부방은 보람을 준다. 자신의 공부에도 바쁘지만 내가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준다는 봉사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함이다. ‘좋은 대학’은 곧 부와 출세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해준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일류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고등학교 생활의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에 미래의 인생이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시간이라도 아까운 고등학생들의 햇살 공부방 봉사가 더욱 값지다.
나 혼자만의 성공을 위한 공부가 아닌, 배워서 다른 사람과 나누고자 하는 이들의 마음이 대견하고 기특하다고 하는 까닭이 바로 그것이다. 햇살공부방은 현재 비록 수원시 행궁동 한 지역의 사례에 지나지 않고 인원수도 많지는 않지만 앞으로 학생선생님과 아이들의 관계가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또 이 프로그램이 수원시 전역, 그리고 경기도와 전국적으로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멘토와 멘티 관계로 발전해 훌륭한 사회교육 프로그램으로 정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해에 이런 흐뭇한 일들이 많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