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과 날이 새로 시작된다고 해서 새해를 삼시(三始), 삼조(三朝), 삼원(三元)이라고 한다. 새달과 새날은 ‘1월’과 ‘1일’로 표기하고 부른다. 1은 하나다. 하나는 최초의 숫자로서, 하나의 신이나 신격을 부여받은 통치자는 하나의 세계를 장악했다. 따라서 하나는 전부와 완전을 뜻한다. 단군은 물론 그 밖의 건국 신화에서도 시조(始祖)는 하나 뿐이다. 하나는 시간적 주기와 관련된다. 사람이 태어나서 한 해가 되었을 때를 ‘한 돌’이라 하고, 60세가 되었을 때 환갑이라 한다. 이렇게 주기(週期)가 지니고 있는 의미는 일정한 기간의 완결이자 새로운 시작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하나가 다른 의미를 안 지니는 것은 아니다. “한 술 밥에 배 부르랴”,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매도 처음 맞는 것이 낫다” 등의 속담에서의 하나는 첫째 번으로서 시작의 의미가 있고, “한 손뼉이 울지 못한다”는 말은 고립 상태를, “한 날 한 시에 난 손가락도 길고 짧다”, “한솥밥 먹고도 송사 간다” 등은 동일함을, “한 냥짜리 굿을 하다가 천 냥짜리 징 깨뜨린다”는 인색을 나타낸다. ‘뻐꾸기도 한 철’, ‘메뚜기도 한 철’이라는 말에는 한창 때라는 뜻이 있고, “하나를 알면 열을 안다”는 전부를 뜻한다. 여럿 중에 돋보이거나 뛰어남을 ‘군계일학(群鷄一鶴)’, ‘일점홍(一点紅 )’이라 하고, 매우 사소한 것을 ‘구우일모(九牛一毛)’라 하며 아주 작은 변화를 보고 다가올 일을 예견할 때 ‘일엽지추(一葉知秋)’라 한다. 하나는 최초, 전부, 완전의 의미가 있지만 하나는 너무 빠르게 지나가 버리는 시간성 때문에 권세의 덧없음이나 삶의 허망함을 나타낸다. 하나 안에는 모든 수들의 잠재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원초의 통일, 태초, 창조자, 중심의 의미가 하나 안에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시작을 의미하고, 하나는 원(圓)으로 나타낸다. 불교, 도교 등의 종교에서 원을 진리나 완성의 상징으로 여기는 것도 원 안에 하나라는 진리가 들어 있다고 믿는 탓이다. 하나로 시작되는 원초의 1월을 멋지게 열었으면 한다.